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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삼성증권과 퀀트와이즈에 따르면 시장 전망치가 있는 316개 코스피 종목들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동안 2.7% 줄었다. 상반기 실적 발표가 끝난 시점에서 하반기 실적 눈높이가 가파르게 내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시장 전망치가 있는 코스닥 기업 218개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2.0%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의 하반기 상황이 더욱 나쁠 것이란 얘기다.
코스피의 축인 반도체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는 어려운 하반기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18일 기준 증권가가 전망하는 삼성전자(005930)의 3분기 영업이익은 13조5472억원으로 한 달 전(14조6944억원)보다 7.8% 줄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12조3669억원으로 한 달 사이 9.7% 감소했다.
메모리 반도체 비중이 큰 SK하이닉스(000660)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SK하이닉스(000660)의 3분기 영업이익은 3조1663억원으로 1개월 전(4조1018억원)보다 22.8% 감소했고,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3조9674억원에서 현재 2조6112억원으로 무려 34.2%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 상반기 기준 재고자산이 각각 21조5079억원, 11조8787억원 수준으로 지난해 말보다 각각 30.7%, 33.2% 늘어났다. 게다가 하반기 메모리 반도체 수요 둔화 전망이 점차 강해지고 있다.
내수주 성격이 큰 네이버(035420)나 카카오(035720)도 상황은 비슷하다. 네이버(035420)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보다 5.9%, 7.7% 하향됐다. 카카오(035720)의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1개월 전 대비 각각 4.8%, 4.1%씩 내렸다.
이미 금융당국의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에 ‘간편 송금 금지’ 내용이 담겼다는 소식이 퍼지며 핀테크 주식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실적 또한 도와주지 못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LG엔솔·현대차, 4분기까지 부풀어오르는 기대감
하지만 하반기 실적 전망치가 오르는 종목도 있다. 바로 2차전지주와 자동차주다.
2차전지주이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2위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전 3305억원에서 현재 3533억원으로 6.9% 증가했다.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역시 3797억원에서 한 달 만에 4256억원으로 12.1% 눈높이가 높아졌다.
이미 2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해 주목받았던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의 실적 전망치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현대차(005380)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2조6043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무려 20.3% 증가했고, 4분기 전망치도 한 달 사이 14.8% 올랐다. 기아(000270) 역시 3분기와 4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한 달 사이 각각 16.0%, 11.8% 늘었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공급 개선이 예상되지만 타이트한 재고상황은 상당 기간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미국 내 전기차 현지생산체제 구축 등에 힘입어 미국 시장에서도 현대차그룹의 구조적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매출이 1조원을 돌파한 바이오 대장주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도 눈여겨 볼 만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한 달 사이 10.0%, 4분기 전망치는 7.2%씩 증가했다.
박재경 하나증권 연구원은 “2분기 정기 보수에도 불구하고 우호적인 환율과 생산 효율화로 호실적을 냈다”면서 “연간 실적 전망치를 상향했고 올해 영업이익률도 30% 초반대로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강민석 교보증권 연구원은 “상장사 전체의 하반기 이익 하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2분기 실적 발표 후 하반기 이익 컨센서스가 상향되고 있는 자동차 등 종목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변준호 IBK투자증권 투자분석부장은 “반도체가 코스피 이익 하락 조정을 주도하는 가운데 2차전지주와 자동차주가 시장 이익 하락을 방어하고 있다”면서 “경기불확실성과 코스피 이익 하향 조정이 발생하는 구간에서 이익 모멘텀이 발생하는 종목을 눈여겨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