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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상장을 위해 그간 체력 단련에 힘써왔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매출을 2020년 187억원에서 2021년 385억원으로, 영업이익은 72억원에서 242억원으로 높였다. 퓨처플레이 역시 2021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70억원, 458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10%와 160% 끌어올렸다. 대기업과의 오픈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사내벤처 육성사업, 컴퍼니빌더 등 다양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과 자체 사업을 통해 고정 수익을 낸 덕분이다.
본계정 투자 방식도 한몫했다. 펀드는 운용기간이 평균 8년으로 길어 엑시트에 시간이 걸리고 증시에 따라 펀드 수익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변동성이 클 수 있다. 그러나 자기자본으로 투자하는 본계정 투자는 정해진 운용 기간이 없어, 빠른 엑시트로 수익 실현이 가능하다. IPO를 통해 얻은 공모자금으로 본계정 투자와 부분 회수를 늘려 안정적 수익을 내겠다는 게 이들의 상장 전략이다.
“수익지표 개선, 상장 못 할 이유 없다”
시각은 나뉜다. 일각에서는 긍정적인 수익성 지표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올해는 IPO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지난 2020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지만 그해 말 자진 철회했다. AC는 극초기 투자 위주로 엑시트까지 기간이 오래 걸리기에 기업가치 산정이나 수익 안정성 입증에 어려움을 겪은 탓이다. 그러나 본계정으로 투자한 다수 포트폴리오사들이 IPO에 성공하면서 성공적으로 엑시트했고, 빠른 중간 회수로 수익성을 더 끌어올리면서 지표를 개선한 만큼 수익성에 대한 외부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
거래소에서 창업 및 초기투자 활성화 등을 이유로 정책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IB 업계 다른 관계자는 “AC들은 정책적 판단과 결정을 해야 한다”며 “그간 상장 사례가 없었으니 거래소도 좀 다양화해줘야 하지 않겠느냐는 판단이 나온다면 올라갈 수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 걷히지 않은 회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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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의 펀드 규모가 작은 것도 여전한 리스크다. 펀드 비즈니스가 일반적인 VC는 펀드운용사(GP) 자체 출자금을 늘려 엑시트 시 LP들은 물론 자사에 돌아가는 회수금 규모를 키움으로써 수익을 실현한다는 논리를 IPO에서 활용해왔다. LP들이 공급하는 유동성이 마르지 않는다는 전제가 있기에, VC마다 투자 역량만 잘 입증해내면 해당 전략은 잘 통했고 상장까지 이어졌지만 AC는 다르다는 주장이다.
VC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벤처투자는 정책자금이 많이 투입돼 매년 LP들이 공급하는 유동성은 마르지 않는다”며 “때문에 이러한 LP들을 상대로 그간 펀드를 잘 운용했다고 인정받으면 앞으로도 펀드 결성·투자에 문제가 없고, GP 출자금을 늘리면 자체 수익성도 높일 수 있으니 LP와 주주, VC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논리를 펼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AC의 경우 펀드 비즈니스가 아닌 본계정 투자가 기반으로, 펀드를 만들기 시작한 것도 최근이기에 규모가 작다”며 “펀드 비즈니스인지 본계정 투자인지 전략을 짜기 애매해 논리가 꼬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본계정 투자도 일회성에 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한 증권사 딜 담당 임원은 “VC의 경우 펀드 규모가 크기에 관리 보수만으로도 상장 요건이 충족될 수 있다”면서도 “AC들은 펀드 규모가 대부분 작아 관리보수만으로 안정적으로 요건을 충족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익이 나더라도 본계정 투자로 잘 엑시트한 덕일 텐데 투자를 한번 잘한 건 일회성이지 지속성을 입증하진 않는다. 오히려 그만큼 마이너스도 낼 수 있는 회사로 인식될 수 있다”며 경우에 따라 평가 금액상 이익이 나기도 하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사의 가치가 달라져 엑시트 과정에서 마이너스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