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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일본 제로금리에 환호..다우 193p↑

피용익 기자I 2010.10.06 05:40:16

연준 양적완화 임박 기대감 고조
금융·산업·원자재주 강세 주도

[뉴욕=이데일리 피용익 특파원] 뉴욕 증시가 5일(현지시간) 거래에서 큰 폭으로 상승하며 5개월 최고를 기록했다. 미국이 일본의 뒤를 이어 양적완화를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며 주가를 끌어 올렸다.

블루칩 중심의 다우 지수는 전일대비 193.45포인트(1.80%) 상승한 1만944.72를,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5.31포인트(2.36%) 오른 2399.83을,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3.72포인트(2.09%) 뛴 1160.75를 각각 기록했다.

일본은행(BOJ)이 제로금리로 복귀하고 양적완화를 확대한 영향으로 연방준비제도(Fed)의 국채 매입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높아졌다.

이와 관련,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은 전일 저녁 로드아일랜드 연설에서 추가 자산 매입이 미국 경기 부양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연준 내에서 중도파로 분류되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국채 매입만으로는 충분치 못하다"며 더욱 공격적인 양적완화를 주문한 점도 주식시장에 호재가 됐다.

경기 회복세 지속 기대감을 반영하며 금융주와 산업주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또 달러가 약세를 나타내며 유가를 비롯한 상품 가격이 일제히 상승함에 따라 에너지주와 원자재주가 오름세를 보였다.

아울러 9월 공급관리자협회(ISM) 비제조업지수가 53.2를 기록, 전월치와 예상치를 모두 웃돈 점도 주가 상승을 지지했다.
 
주변 시장에서는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5주 최저에 근접하는 등 강세를 보였고, 달러는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를 나타냈다. 유가는 배럴당 5개월 최고인 82달러 선으로 올라섰고, 금값은 1340달러를 돌파했다.

◇ 금융·산업·원자재주 일제히 상승

다우 지수를 구성하는 30개 블루칩 가운데 아메리칸익스프레스(아멕스)를 제외한 29개가 상승했다. 경기에 민감한 보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3%대 오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S&P500을 구성하는 10개 업종 지수가 모두 오름세를 보인 가운데 원자재, 산업, 금융업종은 특히 강세를 보였다.

은행주는 JP모간의 실적 전망 상향 호재까지 겹치며 큰 폭으로 올랐다. BOA는 3.12%, 씨티그룹은 2.48%, PNC파이낸셜은 2.65%, 웰스파고는 3.44% 각각 상승했다.

상품 가격 상승을 반영하며 에너지주와 원자재주의 오름세도 두드러졌다. 엑슨모빌과 셰브론은 각각 1.72%, 2.56% 올랐고, 이번주 실적을 내놓은 알코아는 1.85% 치솟았다.

알코아 외에도 실적 발표 기업 중에서 얌브랜즈, 코스트코, 펩시코 등이 모두 강세를 나타냈다.

기술주도 전반적으로 올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올 크리스마스를 겨냥해 태블릿PC를 출시한다는 발표에 1.84% 상승했고, 애플은 제프리즈가 `매수`를 추천한 영향으로 3.70% 뛰었다.

반면 카드회사인 아멕스는 전일 법무부의 제소에 이어 이날 FBR이 목표주가를 하향조정한 여파로 강세장 속에서 1.97% 하락해 눈길을 끌었다.

◇ 서비스업경기 예상보다 좋아

미국의 서비스업 경기가 지난달 예상보다 빠른 확장세를 나타냈다는 소식은 이날 주가 상승세를 지지했다.

ISM이 이날 발표한 9월 비제조업지수는 53.2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 51.5에서 상승한 것이며, 블룸버그통신의 예상치인 52.0도 상회했다.

ISM 비제조업 지수가 50을 웃돌면 경기가 확장세에 있다는 의미다. 지수는 지난 2007년 12월 경기후퇴가 시작되기 전 6년 동안 평균 55.3을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수의 세부 항목 가운데 고용 지수는 8월 48.2에서 9월에는 50.2로 상승해 기준선인 50을 넘어섬에 따라 이번주 발표되는 고용보고서에 대한 희망을 줬다.

◇ "더 공격적 양적완화 필요"

찰스 에반스 시카고 연은 총재는 경기 부양을 위해 연준이 국채 매입을 실시하는 것 외에도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에반스 총재는 WSJ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수개월 동안 관찰한 결과 실업률이 빨리 낮아지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따라서 (이전 양적완화 조치보다) 훨씬 더 공격적인 조치를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에반스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주목되는 것은 그가 연준 내에서 중도파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는 통화정책에 대한 연준 내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그는 "연준이 국채 매입을 실시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며 "실질 금리(명목 금리-인플레이션)를 낮춰야만 가계와 기업이 지출을 더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질 금리를 낮추는 한 가지 방법은 인플레이션을 높이는 것. 에반스 총재는 "연준은 비공식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를 상향해야 할 것"이라며 "이는 현재 시점에서 매우 유용한 정책이 될 수 있으며, 연준이 더 연구해 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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