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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내장, 발병 시기 빨라져 조기 발견 치료가 중요

이순용 기자I 2024.06.02 08:42:15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백내장은 우리 눈 속에서 카메라의 렌즈 역할을 하는 수정체가 뿌옇게 흐려져 혼탁해진 상태를 말한다. 투명했던 수정체의 단백질이 변성돼 백색 또는 황색, 심한 경우 갈색 등의 혼탁을 보이는 게 특징이다. 심한 경우가 아니라면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아 정확한 진단과 조치가 필요한 질환이다.

황형빈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안과 교수는 “백내장은 노화, 자외선, 당뇨로 인한 단백질의 이상 변성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데 이외에 기타 외상, 유전,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에 의한 요인도 있다”고 설명했다.

백내장은 수정체의 노화로 인해 발병하는 대표적인 노인성 안질환으로 주로 60대 이상에서 관찰된다. 그러나 최근에는 백내장 환자의 나이가 젊어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20년 백내장 수술을 받은 40대 환자 수는 9만834명으로, 2010년 3만3910명 대비 약 2.7배 증가했다.

황형빈 교수는 “특정 질환으로 인한 스테로이드 등의 약물 사용, 외상 또는 당뇨, 아토피 질환 등에 의해 30대와 40대에서도 시력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백내장이 발생할 수 있다”며 “젊은 연령층에서도 해당 질환의 과거력이 있는 경우 주기적인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백내장이 발병하게 되면 망막으로 빛이 깨끗하게 들어오지 못해 뿌옇거나 흐리게 보이는 시력 저하가 나타난다. 하지만 대부분 증상이 장시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안구의 통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거의 없어 병이 진행하기 전까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또 빛의 산란으로 인한 눈부심을 느끼거나 색상이 원래와 다르게 보이기도 한다.

백내장 치료법에는 보존적 방법과 수술적 방법이 있다. 보존적 방법은 백내장의 진행 정도와 시력 감소 등을 확인해 백내장의 진행 속도를 지연시키는 안약을 눈에 점안하는 방법이다. 주로 초기에 백내장을 발견한 경우 사용한다. 하지만 이미 진행된 수정체의 혼탁을 이전에 투명한 상태로 되돌릴 수 없고, 안약을 사용하더라도 백내장의 진행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

백내장이 시력 저하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경우 수술을 고려한다. 일반적으로 환자가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게 되면 수술을 결정한다. 백내장 수술은 일반적으로 초음파 유화 흡인술을 시행해 백내장이 발생한 수정체를 제거하고 비어있는 수정체낭에 적합한 도수의 인공수정체를 삽입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최근에는 최대한 나안시력을 호전시키기 위해 난시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거나, 노안 개선을 위해 다초점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하기도 한다.

황형빈 교수는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수술방법이나 인공수정체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각막 지형도 검사, 굴절 검사, 안저 검사 등은 물론, 수술 전 충분한 면담과 문진을 통해 환자의 전신질환, 나이, 더 나아가 생활 패턴과 직업 등까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술 후 시력의 회복 정도는 각막, 유리체, 망막 등의 상태에 따라 결정되는데, 수술을 통해 수정체의 혼탁으로 인한 증상을 개선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약시, 고도근시, 기타 시신경 질환 등으로 인한 시력 장애는 백내장 수술로 회복하기 힘들다.

선천성, 외상성 백내장 등을 제외한 노인성 백내장은 노화 과정에 의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특별한 예방법은 없다. 다만 당뇨병이 있거나, 흡연이나 과음, 과도한 자외선 노출은 백내장을 발병시키는 주요 요인으로 이러한 위험 요인들을 피하는 등 생활습관 개선이 중요하다. 또 백내장은 수술로 완쾌될 수 있는 대표적인 노화성 안과 질환으로 올바른 진단과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만 시력의 질은 높이고 불편감과 합병증은 감소시킬 수 있다.

황 교수는 “백내장은 발생 시기와 초기 증상이 노안과 비슷해 증상이 발생했을 경우 노안으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며 “동반된 전신질환으로 거동이 어려운 일부 어르신들께서 백내장을 중증으로 방치할 경우 치료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다. 일정 연령 이상에서는 적극적인 조기 검진을 통해 초기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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