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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욕 추진 '태양광 에어컨 사업' 지지부진

정병묵 기자I 2021.08.09 05:11:02

[폭염 무방비, 경비원들]③
"태양광으로 주민 눈치 안 보고 에어컨 가능"
市, 2018년부터 하던 태양광 패널 사업 부진
"태양광 설치시 세제혜택 등 지자체가 나서야"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경비실 에어컨 전기요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된 ‘미니 태양광’ 설치 사업이 유명무실한 상태다. 최근 수년간 서울시가 의욕적으로 사업을 펼쳤으나 올해는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 마포구 아파트 경비실에 설치된 미니 태양광 패널(서울시 제공)
8일 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2018년부터 이어진 서울시 공동주택 경비실 미니 태양광 설치 사업 건수는 예년에 비해 크게 미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를 밝힐 수 없지만 올해 경비실 태양광 패널 설치 건수가 예년보다 적은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서울 A구청 담당자도 “올해 경비실 태양광 설치 사업을 한 건도 진행한 바 없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지난 2018년부터 공동주택 경비실의 냉·난방 설비 사용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미니 태양광 패널을 25개 지자체를 통해 무상 보급해 왔다. 작년에는 서울 경비실 1000개소에 태양광 모듈 총 2000장(경비실당 2장씩)을 설치·지원했다. 대전·광명·화성시 등 타 지역에서도 이 사업을 벤치마킹했다.

공동주택 경비실은 면적이 대략 2~6평 내외로 미니 태양광 패널 2장을 설치하면 6평형 벽걸이 에어컨(소비전력 약 650W 기준)은 하루 3시간 이상, 선풍기는 하루 종일 가동할 수 있다. 한 구청 관계자는 “해당 사업이 태양광 업체들이 비용을 일부 부담하는 식이다 보니 진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 관계자는 “아파트 쪽에서 우선 신청이 들어와야 진행이 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경비원들이 ‘전기요금 많이 쓴다’는 주민들의 눈총을 받지 않을 수 있다며 호평을 받은 사업이, 폭염이 기승을 부린 올해 예년보다 진척이 더디다는 점이 아쉬움을 주고 있다.

결국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자체가 적극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파트에 태양광 패널을 도입할때 세제 혜택 등 인센티브를 주거나, 태양광 설비로 아파트 전체 전력 자립도를 높일 수 있다고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실제 2014년 에너지 자립마을로 선정된 서울 성북구 석관동 두산아파트는 아파트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경비실은 물론 아파트 내 가로등과 지하주차장 등 전력문제를 자체 해결 중이다. 송파구 거여1단지아파트 역시 공용 전기료의 절반 가량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김윤성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아파트 옥상은 공간이 넓고 태양광 패널의 에너지 효율도 점차 좋아지는 중이라 킬로와트급 전력 생산 장치를 설치할 수 있다”면서 “태양광 기술로 경비원들의 근로환경 개선뿐만 아니라 아파트 관리비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리면 효과가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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