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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시 7번 낙방→독서실 창업 대박, 우승우 레인보우 대표

박경훈 기자I 2018.04.03 00:10:00

우 대표, 늦깍이 사시 준비생…30대 후반 창업 도전
국내 최초 전 좌석 1인 독서실 프랜차이즈 만들어
1인 독서실 대중화…최근 테마형 독서실 인기
퇴근 후 가족과 책 읽는 '복합문화공간' 만들 것

우승우 레인보우 대표는 “독서실 브랜드인 ‘크라스’는 내일이란 뜻의 라틴어이고 회사명인 ‘레인보우’는 무지개란 뜻”이라며 “무지개 넘어 내일의 꿈을 향해 노력하는 사람에게 좋은 공간을 제공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경훈 기자)
[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부동산 공부를 하다 보니 임대업이라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당장 건물을 사서 임대업을 할 돈은 없었죠. 대신 독서실도 일종의 임대업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2일 서울 성북구 크라스독서실에서 만난 우승우(47) 레인보우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독서실 프랜차이즈’를 만든 기업가다. 그는 사법시험에 7번 도전해 낙방한 독특한 이력이 있다. 우 대표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며 느꼈던 기존 독서실의 개선해야 할 점과 함께 부동산 공부를 하며 매력을 느낀 임대업을 조합해 창업에 도전했다.

그가 2010년 만든 독서실 프랜차이즈 ‘크라스’는 당시에는 생소했던 ‘전 좌석 1인실’이라는 독특한 구조로 주목을 받았다. 크라스가 1인 시대를 연 이후 독서실은 △테마별 학습공간 △카페 △스터디룸 등 다양한 콘셉트를 섞은 ‘복합 학습공간’으로 진화했다. 레인보우는 크라스를 필두로 현재 공간을 활용한 6가지 브랜드, 40여개 지점을 확보하며 매출 40억원 규모의 독서실 프랜차이즈 회사로 성장했다.

우 대표가 창업에 도전한 나이는 서른아홉. 뒤늦게 시작한 사법시험 준비 때문에 창업도 다소 늦어졌다. 그는 “1998년 대학을 졸업한 후 IMF 외환위기 속에 한 중소기업에 입사했다”며 “안정적인 삶을 꿈꾸며 회사를 나와 서른하나라는 나이에 노량진에 들어가 사법고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결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30대 초반에 시작한 공부는 7번의 시험을 거치는 동안 그를 30대 후반으로 만들었다. 우 대표는 “30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난독증처럼 글을 읽기가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고 돌이켰다. 이후 그는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대학원에서 프라이빗뱅킹(PB)학과를 다니며 새로운 기회를 엿봤다.

크라스 독서실 내 스터디카페. (사진=레인보우)
우 대표는 “돈이 들어오는 물줄기만 댈 수 있다면 임대업으로 금방 부를 축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공간을 빌려주는 독서실도 일종의 재임대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당시에 불편했던 독서실 구조를 되새기며 2010년 그는 경기도 고양시에 300㎡(약 90평)의 전 좌석 1인 독서실을 열었다. 그는 “단순 개방형 1인석이 아니라 작은 방 형태로 된 폐쇄형 구조였다”며 “이용자들이 자기만의 공간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1인실은 인기를 끌었다. 이후 대형 공간임대 사업자들도 관련 사업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졌다. 우 대표는 “1인실이 보편화 된 이후에는 테마형 독서실로 한 단계 더 진화했다”며 “예를 들어 같은 1인실이지만 어디는 천장이 있고, 어디는 없는 곳을 만들고 스터디룸과 카페형 좌석을 추가하는 등 변화를 줬다”고 말했다.

우 대표는 가격 전략도 다양하게 구사했다. 그는 “크라스와 크라스플러스라는 두 가지 브랜드를 포함해 가격 등 소비자 입맛에 맞는 독서실 브랜드를 총 6가지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궁극적으로 그가 꿈꾸는 미래 독서실 모습은 복합문화공간이다. 우 대표는 “‘문화’라는 단어만 보면 거창하게 보이지만 사실 라이프스타일(생활습관)”이라며 “퇴근 후 가족과 함께 책 한 권 읽을 수 있는 공간,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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