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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7개월래 최대낙폭..이머징마켓 우려 고조

김혜미 기자I 2014.01.25 07:45:32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뉴욕 증시가 주말을 앞둔 24일(현지시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머징 마켓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을 키웠다. 다우지수는 이틀 연속 세자릿 수의 하락세를 나타내며 2011년 11월 이후 최악의 한 주를 기록했다.

이날 다우존스 산업지수는 318.24포인트, 2% 하락한 1만5879.11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6월20일 이후 최대 일일 낙폭이다. 주간 기준으로는 3.5% 하락했으며 연초 대비로는 4.2% 떨어졌다. 스탠다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8.17포인트, 2.1% 급락한 1790.29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17일 이후 처음으로 1800선을 밑돌았다. 나스닥 지수는 90.7포인트, 2.2% 하락한 4128.17을 나타냈다.

이머징 마켓의 통화가치가 대폭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고조됐다. 아르헨티나 금융당국이 외환시장 개입 포기를 선언하며 페소화 가치 급락을 용인했고, 터키 리라화 가치가 동반 급락한 것은 물론 우크라이나 그리브나화는 4년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고, 남아프리카 랜드화 가치도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달러당 11랜드 이하로 밀렸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금융당국이 지방 정부에 석탄 산업의 신용도 조사를 확대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캐터필라와 제너럴일렉트릭(GE), 보잉 등의 주가는 최소 2.6% 이상 하락했으며 캔자스 시티 서던은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면서 15% 급락했다.

◇이머징 마켓 통화가치 급락..안전자산은 상승

이머징 마켓 통화가치 급락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시작에 따른 것이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이번 달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추가 양적완화 축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고위험 자산 축소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날 터키 리라화 가치는 달러 대비 1.9% 하락했으며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 가치도 1% 떨어졌다. 이머징 마켓 주가와 연동되는 아이셰어즈 MSCI 이머징 마켓 펀드는 하루 평균 거래량의 두 배가 몰리면서 2.6% 밀렸다. 아르헨티나 페소화 환율은 24일 오후 3시34분 기준 1.5% 하락하며 주간 기준으로 15% 낙폭에 근접했다.

닉 라이히 어닝즈 스카우트 최고경영자(CEO)는 “이머징 마켓 통화는 연방준비제도의 테이퍼링으로 인해 하향 압력을 받아왔다. 아르헨티나와 터키같은 국가들의 정치적 불안정성 역시 압력을 주는 요인 중 하나”라고 말했다.

반면 금과 채권 등 안전자산은 강세를 나타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금 근월물 선물 가격은 0.2% 오른 온스당 1264.50달러를 기록했으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지난 23일 기록한 7주래 최저치인 2.774%보다 떨어진 2.737%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 “주가 하락, 놀라운 일 아니다”

로이드 블랭크페인 골드만삭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금융시장 하락세와 관련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지난해 금융자산 가치가 이미 가파르게 상승했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라는 설명이다.

이날 블랭크페인 CEO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블룸버그TV와 인터뷰를 갖고 “이미 가치가 치솟을대로 치솟은 금융자산들이 강화되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다면 매우 비정상적인 일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게리 콘 골드만삭스 회장도 이같은 의견에 동조했다. 이날 그는 별도 인터뷰에서 이머징 마켓 자산의 가격 조정이 이뤄지는 가운데 시장이 다소 과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그는 최근 움직임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면서, 금융기관에 대한 새로운 제재와 자본 규제로 인해 기관들이 후퇴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 더 큰 변동성을 예상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P&G·킴벌리-클락 등 실적 호조

이날은 프록터 앤 갬블(P&G)을 비롯한 10개 기업의 실적 발표가 이어졌다. P&G는 성명에서 지난 2분기 순이익이 34억3000만달러, 주당 1.18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의 40억6000만달러, 주당 1.39달러보다 1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23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0.5% 증가했다. 시장 전망치에 부합한 수준이다.

A.G.래플리 P&G 최고경영자(CEO)는 가계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이머징 마켓 매출이 성장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고 설명했다.

킴벌리-클락은 지난 4분기 순이익이 5억3900만달러, 주당 1.40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의 2억6700만달러, 주당 68센트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3억1000만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를 소폭 웃돈 것으로, 전문가들은 4분기 주당순이익 1.39달러, 매출 52억8000만달러를 예상했었다.

허니웰 인터내셔널의 지난 4분기 순이익 역시 전년동기 대비 대폭 증가하며 호조를 나타냈다. 허니웰은 24일(현지시간) 4분기 순이익이 9억4700만달러, 주당 1.19달러로 전년동기의 2억5100만달러, 주당 32센트보다 대폭 증가했다고 밝혔다. 구조조정과 연금 관련 사업부문을 제외한 주당순이익은 주당 1.24달러였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103억9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95억8000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이날 P&G 주가는 1.2% 상승했으며 킴벌리-클락은 1.9% 상승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날도 강세를 이어가며 2.1% 올랐다.

◇GM, 신임 해외사업부문 사장에 짐 델루카 임명

제너럴모터스(GM)는 이날 팀 리(62) 해외사업 부문 사장 후임으로 짐 델루카(52) 해외사업 부문 부사장을 임명했다. GM은 델루카 신임 사장이 오는 2월1일부터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델루카 사장은 앞으로 31개국 171개 시설, 20만명 이상의 근로자들을 관리하게 된다.

동시에 GM은 중국 사업에 집중하고, 한국 공장의 쉐보레 브랜드 생산 규모를 축소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3일 주요 외신은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GM이 비용 증가를 이유로 한국 내 공장 규모를 축소하고 최대 1100명의 교대 근로자 감축 계획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일자리 축소가 자연감소나 해고, 인수 등 어떤 방법으로 이뤄질 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GM은 현재 한국에서 1만여명의 근로자를 고용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도 익명의 GM 관계자들은 한국 내 자동차 생산물량을 2016년까지 20% 감축하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GM이 유럽 내 쉐보레 브랜드 철수를 결정한 데 따른 것으로, 유럽 시장에서 애덤 오펠과 복스홀 브랜드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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