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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채권 고르는 법…신용등급·선순위채권 여부 따져라[돈창]

정수영 기자I 2022.09.19 05:40:00

우량회사채·선순위채권 안정적이지만 수익률 낮아
투기등급·후순위채권, 수익률 높지만 위험률 높아
발행사가 중간에 채권 회수하는 '콜옵션'여부 살펴야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삼성증권이 지난달 판매한 1000억원 규모의 1~3년 월이자지급식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는 장외시장에 나오자마자 완판됐다. 월이자지급식 채권으로 매달 이자를 따박따박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60대 이상이 대거 몰렸다.

완판의 비결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신용등급이 높은 상품이다보니 안전자산으로 인식된 것이 비결이었다.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이 발행한 이 여전채는 신용등급 AA 등급의 높은 안정성을 갖춘 선순위채권이다. 수익률도 세전 연 3.7~4.4%에 이른다.

하지만 채린이(채권과 어린이의 합성어로 채권투자 초보를 일컫는 말)에겐 여전히 좋은 채권 고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채권투자의 가장 기본인 신용등급 구분하기, 선순위·후순위·콜옵션 등에 대해 알아보자.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A+, AA가 뭔가요


채권투자가 활발해졌다고 아무 채권이나 사는 것은 위험하다. 채권이 비교적 안전자산으로 분류되지만, 금리인상이 계속된다면 채권 가격이 내려가면서 손실을 볼 수 있다. 따라서 우량 회사채 혹은 안정적인 국고채를 선택해 위험요인을 줄이는 게 낫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우량 회사채인지를 확인하려면 신용등급을 보면된다.

신용등급은 개인이나 회사가 돈을 돌려줄 수 있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등급으로 표시한 것이다. 채권의 경우 발행하는 기관(회사)의 상환능력을 뜻한다. 내가 그 회사의 채권을 샀는데,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란 얘기다. 신용등급은 공신력 있는 신용평가기관이 여러 기준에 맞춰 평가하는 것으로, AAA부터 D까지 있다. AA부터 B등급까지는 +, 0, -로 세분화한다. 보통 AA 등급 이상인 경우만 우량회사채에 해당한다. 신용등급이 매우 낮은 BB이하의 채권은 고위험·고수익 채권이라고 하며, 이들을 통칭해 정크본드(junk bond)라고 부른다.

국가가 국내 채권시장에서 발행한 채권(국채)의 경우 무위험채권으로 간주돼 국내 신용평가사로부터 평가를 받지 않는다. 등급은 ‘RF(risk-free)로 표기하거나 표기하지 않고 공란으로 둔다. 반면 국가가 발행한 채권도 국제시장에서는 신용등급을 부여받아 이를 참조해 가격이 평가되거나 매매된다.

투자관점에서 봤을 땐 신용등급이 높으면 그만큼 이율이 낮고, 신용등급이 낮을 수록 수익이 좋다. 국공채 같은 무위험 채권은 은행이율보다 낮은 수익을 받을 수도 있다. 반대로 신용등급이 낮은 정크본드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지만, 그만큼 위험이 클 수밖에 없다. 잘못하면 채무자인 회사의 부도로 원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7월 21일 기준 분석한 최종 호가 수익률을 살펴보면 회사채(무보증 3년) AA-등급 금리는 연 4.202%, BBB-등급이 10.052%를 기록했다.

후순위·콜옵션 채권 사도 되나요

채권의 신용등급을 확인했다면, 투자 대상 채권이 선순위인지 후순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선순위 채권은 채권 발행 기업이 파산할 경우 투자자가 원금을 먼저 돌려받을 권리를 말한다. 후순위 채권은 회사 부도시 선순위 채권자에게 원금을 모두 지급하고 돈이 남아 있을 때 투자자가 받을 수 있는 구조다. 자칫 하다간 원금을 전부 날릴 위험이 있다. 다만 보통주나 우선주 등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주주보다는 변제순위가 앞선다. 그만큼 이자수익은 높은 채권이다. 롯데손해보험이 지난 2일 발행한 후순위 채권은 이자가 연 6.9%로, 최근 4%대 초반에 발행되는 우량회사채보다 높다.

채권 중에는 콜옵션, 즉 조기상환권리가 붙어 있는 상품도 있다. 콜옵션이란 채권 발행 회사가 채권을 만기 전에 다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다. 시중 금리가 낮아지면 발행 회사는 콜옵션을 행사해 채권을 회수하고 기존보다 더 낮은 금리의 채권을 재발행한다. 콜옵션은 더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떄문에 발행 회사에겐 유리하지만 채권 투자자에겐 시중 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이익을 얻지 못하게 돼 불리하다.

금리상승기에 나오는 채권 중엔 후순위·콜옵션 조건을 붙이는 경우가 꽤 많다. 한화손해보험이 21일 목표로 85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하고 있는데, 만기 30년짜리 상품이다. 다만 후순위 채권에 5년 콜옵션이 붙어 있다. 만기 30년이지만 5년 후에 발행회사인 한화손보가 채권을 회수하겠다고 할 수 있단 얘기다. 다만 희망 금리는 연 6.5%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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