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IPO 시동 건 SSG닷컴…이마트에 '득'이냐 '독'이냐

김성훈 기자I 2021.08.25 02:00:00

SSG닷컴 상장…이마트에 미칠 여파 주목
온라인 사업 부문 나가면 매력 감소 우려
SSG닷컴 상장 ''분리'' 아닌 ''시너지'' 분석
"SSG닷컴 상장, 이마트에 긍정적" 평가도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이머커스(전자상거래)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SSG닷컴 상장이 가시화된 가운데 SSG닷컴을 품고 있던 이마트(139480)에 어떤 영향이 미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유통 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온라인 이커머스 사업부문을 한데 묶어 상장한다는 점을 두고 매출이나 펀더멘털(기초체력) 측면에서 이마트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투자 업계에서는 SSG닷컴 상장을 위한 이마트의 재무적 부담은 남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최대주주 유지가 유력한 상황에서 양사가 일궈낼 시너지 효과 또한 작지 않아 SSG닷컴 상장이 이마트에 미칠 영향은 도리어 긍정적일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SSG닷컴 상장 준비…이마트에는 악영향?

24일 업계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 13일 주관사 선정을 위한 입찰 제안 요청서(RFP·Request for Proposal)를 발송했다. 이르면 내달쯤 상장 주관사를 선정하고 본격적인 상장 절차에 돌입할 전망이다.

SSG닷컴은 2018년 12월 이마트의 온라인 쇼핑몰 사업부문이 물적 분할 방식으로 분리돼 설립했다. 이듬해인 2019년 3월 1일 주식회사 신세계몰을 흡수합병하고 존속법인인 이마트몰의 사명을 SSG닷컴으로 변경하며 현재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

SSG닷컴의 국내 증시 상장이 속도를 내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 펀더멘털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3조4000억원에 인수 절차를 밟고 있는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지난 4월 2650억원에 인수한 온라인 여성의류 쇼핑몰인 W컨셉까지 모두 온라인 이커머스 사업이다 보니 SSG닷컴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수합병(M&A) 자금 마련을 위해 이마트가 자산유동화에 나선 점을 우려 요소로 꼽기도 한다. 이마트가 소유한 부동산 자산을 매각한 돈으로 온라인 이커머스 매물을 인수하고 SSG닷컴에 몰아주는 구도로 해석할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투자자들 일각에서는 “SSG닷컴 상장 이후 이마트는 투자사나 지주사 역할만 하면서 (이마트 가치가) 디스카운트(할인) 되는 것 아니냐”거나 “SSG닷컴 상장 이후에도 추가 투자 부담을 고려했을 때 이마트 주주 입장에서 좋지 만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 “SSG닷컴 상장은 이마트에게도 긍정적” 반론

투자(IB)업계와 신용평가 업계에서는 이베이코리아 인수 등을 위한 자금 마련이 이마트에 재무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는 어느 정도 동의했다. 그러나 SSG닷컴 상장을 통한 양사의 시너지 등을 고려한다면 도리어 이마트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현재 SSG닷컴 주주 구성을 보면 이마트가 50.8%, 신세계(004170)가 26.84% 등 75% 이상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통상 IPO 과정에서 이뤄지는 신주 발행을 통한 지분 희석을 고려하더라도 신세계그룹의 최대주주 유지는 확정적이다. SSG닷컴 상장이 이마트로서는 ‘분리’가 아닌 ‘시너지’로 꼽는 이유다.

윤성국 나이스신용평가 책임 연구원은 “(SSG닷컴은) 비상장 주식이다 보니 이마트 재무상태표에서 원가법으로 계산돼 있지만 상장할 경우 밸류에이션(기업가치)을 더 높게 인정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상장 과정에서 거둬들일 공모자금까지 고려한다면 SSG닷컴 상장은 이마트에 미칠 영향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온라인 이커머스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지만 이마트 기존점 성장세도 무시할 수 없다는 평도 나온다.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이마트 기존점 성장률은 지난해 3분기 2.7% 성장을 시작으로 △2020년 4분기 6.4% △2021년 1분기7.9% △2021년 2분기 8.3% 등 4분기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점 성장률 턴어라운드는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 전망이다.

특히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은 신선식품 부문에서 기존점과의 시너지 효과다. SSG닷컴 내 신선식품 주문량이 늘면 이마트 기존점이 PP센터(픽&팩킹 센터)역할을 통해 매출 동반 상승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원 마련이나 사업 시너지 측면에서 봤을 때 상생 플랜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다.

한태일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상장 시점에 이뤄질 대규모 자금 유입이나 추가 재원(유상증자) 마련 가능성 확보, 온·오프라인 매출 증가 효과 등을 따졌을 때 SSG닷컴 상장으로 이마트까지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으로 보는 게 더 적합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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