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5개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1569만원이다. 3년간 소요되는 학비만 4707만원이다. 여기에 생활비나 교재비 등을 포함하면 로스쿨 입학 후 졸업까지 드는 비용은 7000만~8000만원에 달한다. 로스쿨을 졸업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연간 2500만원 가량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러나 사시 준비에 들어가는 비용도 만만찮다. 사시의 ‘가성비’가 로스쿨을 넘어서는 경계선은 5년이다. 5년을 초과하면 로스쿨보다 사시 준비에 투입되는 비용이 더 커진다. 게다가 사시는 장학금 지원이 전무하다.
이호선 국민대 법대 교수가 지난해 10월 사시 합격자 128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9%(1157명)는 사시 최종 합격까지 ‘5년 이내’의 시간이 소요됐다. 또 합격자의 77%(990명)은 월 39만 원 이하의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39만원을 5년간 지출하면 총액은 2340만원이 된다. 만약 5년 내 합격한다는 보장만 있다면 사시가 로스쿨보다 비용이 적게 든다는 뜻이다.
하지만 로스쿨 측은 장학금을 포함할 경우 실질 등록금은 연간 1000만 원 이하라고 반박한다. 저소득층의 경우 전액 장학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법시험보다 저비용 구조라는 것이다.
이는 전국 로스쿨원장들의 협의체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협의회) 조사에서 확인된다. 협의회가 지난해 말 ‘2014년 기준 전국 25개 로스쿨별 장학금 현황’을 조사한 결과 등록금 총액의 37.6%(358억4600만원)는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지급됐다.
협의회는 “2013년 로스쿨 평균 등록금은 연간 1532만원이지만 장학금으로 지급된 액수(638만원)를 감안하면 실질 등록금은 연 894만원”이라고 강조했다.
오수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이화여대 로스쿨원장)은 “로스쿨 재학생 중 20%는 연소득 2600만 원 이하 계층”이라며 “사시는 돈벌이를 없이 4~5년 이상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서민층이 준비할 수 있는 시험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 로스쿨생 10명 중 4명 학자금 대출
하지만 로스쿨 등록금 수준이 여전히 서민층에게는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장학생으로 선발되지 않을 경우 3년간 5000만원에 육박하는 학비를 조달해야 한다. 로스쿨 재학 중 들어가는 생활비까지 감안하면 비용부담은 더 커진다.
이 때문에 로스쿨생 10명 중 4명 꼴로 학자금 대출 등 빚을 떠안고 로스쿨을 졸업한다. 서울대 이재협(로스쿨 교수)·이준웅(언론정보학과 교수)·황현정(언론정보학과 박사과정) 연구팀이 지난해 6월 법조인 1020명을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한 ‘로스쿨 출신 법률가, 그들은 누구인가’란 논문에선 로스쿨 출신 법조인 36.4%가 ‘학자금 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들의 평균 대출액은 2957만원이다.
한 사립대 로스쿨 교수는 “로스쿨이 ‘돈스쿨’이란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는 교육부가 추진하는 ‘등록금 15% 인하’ 방안을 비롯해 학비를 낮추려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며 “장학금 확충과 학비 인하가 실현돼 로스쿨 재학생 중 저소득층 비중이 높아지면 돈 스쿨 논란은 자연스럽게 소멸할 것”이라고 말했다.
☞ 금융·환경 전문 변호사 키운다더니…특성화교육 '유명무실'
☞ '법대의 몰락' 로스쿨 7년만에 학생수 반토막
☞ 나는 어떻게 금수저가 되었나..로스쿨생의 고백
☞ [목멱칼럼]대학 법학부와 로스쿨, 상생방안 찾아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