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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사면권 행사를 자제해 왔던 박 대통령이 이처럼 사면에 대해 운을 띄운 데 대해 환영한다. 박 대통령은 자신의 임기가 반환점에 가까워지는 지금까지 지난해 설 명절을 맞아 딱 한 차례 사면권을 행사했을 뿐이다. 과거 역대 정권에서 사면권이 남용됨으로써 오히려 사회적으로 눈총을 받았던 폐해를 피하려는 의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사면권을 행사해도 될 만큼 시기적인 여건이 충분히 갖춰졌다는 판단이다.
무엇보다 이번 광복절 사면에서는 지금껏 미뤄 왔던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가석방도 함께 이뤄지길 기대한다.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곤경에 처해 있는 상황에서 영어(囹圄)의 신세인 기업인들이 현장에서 다시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허락된다면 기업계가 활력을 되찾는 계기가 될 것이다. 더구나 일반인과 달리 기업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면 대상에서 제외된다면 그 자체가 역차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이미 전경련과 30대 그룹 사장단이 정부와 정치권을 향해 기업인들에 대한 사면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나선 마당이다.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최근의 메르스 사태에 이르기까지 침체에 빠져 있는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기업인 사면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 특히 그리스 사태와 중국 증시에서처럼 대외 여건이 요동치는 국면에서 오너의 공백은 치명적인 약점이다. 정부 내에서도 최경환 부총리가 기업인 사면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기업인 사면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기업들 차원에서도 확실한 사전 다짐이 필요하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비상한 각오로 신사업 발굴과 일자리 창출에 집중하겠다는 의지가 그것이다. 난국을 헤쳐가려면 흔들림 없는 기업가 정신이 발휘돼야 한다. 앞으로 오너들이 비리를 저지른다면 더 이상 설 발판을 잃게 된다는 절박한 심정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