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주된 업무 외에 부업을 하는 ‘투잡족’이 전년대비 12만명이나 급증해 45만여명에 달했다. 특히 자영업자 중에 부업을 뛰는 경우가 크게 늘었다. 대부분은 종업원 없는 나홀로 사장님들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생활고에 내몰린 이들이 부업전선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
19일 이데일리가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취업자 중 주된 일 외에 부업을 한 적이 있었던 사람은 45만 113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3월(33만 4749명)에 비해 35%(11만 6390명)이나 늘어난 수치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고용계약을 맺고 그 대가를 받는 형태로 일하는 임금근로자가 29만 5509명, 자신이나 또는 가족의 수입을 위해 일하는 비임금근로자가 15만 5630명이다. 각각 전년대비 7만 4375명, 4만 2016명이 늘어났다.
부업을 하는 비임금근로자 가운데에는 자영업자가 13만 9864명이나 된다. 이중 고용원없는 자영업자가 12만 6349명,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만 3515명이다. 지난해 3월과 비교하면 각각 3만 9075명, 1577명이 증가했다.
이씨 사례와 같이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 등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자영업자들이 종업원들을 내보내고도 버티기 힘들어 부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체 고용원없는 자영업자 가운데 부업자의 비중은 3%로 전년(2.1%)에 비해 0.9%포인트 증가했다. 지난달 전체 고용원없는 자영업자는 415만 1758명으로 전년(413만 9203명)보다 늘어났지만, 이들 중 부업에 뛰어든 이들이 더 큰 폭으로 늘어나면서 부업자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윤동열 건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폐업한 소상공인에 주는 지원금이 50만원에 불과한 만큼 재난지원금을 받기 위해 폐업을 미루면서 알바 등으로 버티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이들에 대해 직접 지원과 함께 장기적으로 다시 노동시장을 진입할 수 있도록 돕는 재취업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임금근로자 중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고 고용이 안정적인 상용근로자 가운데서도 부업을 뛰는 사람들이 크게 늘었다. 지난달 상용근로자 중 부업을 한 이는 15만 7694명으로 전년같은기간(12만 6762명)보다 24.4%(3만 932명) 증가했다. 전체 상용근로자 대비 비중으로 봐도 같은기간 0.9%에서 1.1%로 0.2%포인트 증가한 규모다. 단축근무 등으로 실질임금이 줄어든 영향 등으로 풀이된다.
오히려 일용근로자 중 부업자는 감소했다. 지난달 일용근로자 중 부업에 나선 이는 2만 3236명으로 전년같은기간(2만 6366명보다) 11.9%(3130명) 줄었다. 일용근로자 중 부업자 비중 또한 2.2%에서 1.9%로 0.3%포인트 축소됐다.
김경희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조사상 일용근로자 중에는 통학이나 가사를 하면서 자발적으로 상용근로 대신 일용근로를 하는 이들이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경우 부업에 대한 수요가 상용근로자보다 적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용근로자의 부업은 실질 임금 감소와 52시간제 도입, 플랫폼 비즈니스로 인한 단기 일자리에 대한 수요 등의 요인으로 인해 앞으로도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 12일 벼룩시장구익구직이 직장인 14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76.8%가 ‘추가 소득을 위해 투잡을 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윤 교수는 “코로나19 여파에 상용근로자의 지위를 유지하더라도 근로시간이 줄면서 실질임금이 줄어드는 경우가 늘어나는 한편 플랫폼 사업 종사의 경우 소득 신고를 하지 않는 이상 버는 그대로 수입으로 챙길 수 있다는 점 등이 맞물리며 직장인의 부업도 계속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