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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에 좋은 '칸테킨'…간에는 안좋습니다

손의연 기자I 2018.12.01 00:50:48

고함량 카테킨 건강식품 지속 복용시 간질환 부작용
녹차추출물 건강식품으로 인한 이상 8년간 122건
식약처 EGCG 일일섭취량 300mg로..내년 4월 시행
새 고시 시행전까진 기존 제품 판매 가능해 주의 필요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카테킨 함유 식품들.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녹차는 몸에 좋은 거 아닌가요? 당연히 녹차추출물 함량이 높을수록 좋은 줄 알았어요.”

박모(28)씨는 두달 전 카테킨이 함유된 다이어트 기능식품을 구입했다. 하지만 얼마전 녹차추출물이 들어간 건강기능식품이 간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기사를 접했다. 박씨는 구입한 건강식품의 성분표에서 카테킨 중 과복용시 문제가 된다는 에피갈로카테킨갈레이트(EGCG) 수치가 빠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건강식품을 계속 복용해야할지 고민 중이다.

많은 소비자가 다이어트 기능식품을 고를 때 카테킨 수치가 높은 제품을 선호한다. 녹차 성분인 카테킨의 항산화 작용, 체지방 감소, 체내 콜레스테롤 개선 등 다양한 효과가 과학적으로 증명된 이후 카테킨 함량을 높인 건강기능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20~30대 젊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보조 식품으로 각광받고 있다.

그러나 고함량 카테킨 건강기능식품을 지속적으로 복용하면 간질환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소비자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영국에서는 지병이 없던 한 남성이 두달간 카테킨이 들어간 V사의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한 후 간질환에 걸렸다. 이 남성은 간 이식이 필요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의료진은 남성의 간이 나빠진 이유를 녹차추출물 건강기능식품 때문인 것으로 판단했다.

◇녹차추출물 건강식품으로 인한 이상 8년간 122건

식품안전정보원 건강기능식품이상사례신고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녹차추출물 건강기능식품으로 인한 신체기관 이상사례는 지난 200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122건이 보고돼 있다.

녹차 추출물 부작용 사례는 EGCG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카테킨 종류 중 하나인 EGCG 녹차에서 추출, 분획, 정제해 얻을 수 있는 성분으로 강력한 항산화 작용을 한다. 다만 EGCG는 섭취자의 상태와 섭취량에 따라 간독성 유발 가능성이 있다.

이식품의약안전처는 지난 9월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일부를 개정고시했다. 식약처는 규정이 없었던 EGCG의 일일섭취량을 300mg로 정하고 간 질환자 등이 녹차추출물 식품을 복용시 전문가와 상담하라는 섭취 시 주의사항을 추가했다. 이 규정은 내년 4월부터 시행된다. 4월 전에 제조, 가공, 수입된 제품은 유통기한까지 시중에 판매될 수 있다.

문제는 현재 국내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녹차 추출물 건강기능식품에 EGCG가 얼만큼 들었는지 확인이 어렵고 바뀐 규정이 시행되기까지 반년 가량이 남았다는 것이다. 또 녹차 카테킨 다이어트 보조제가 유행함에 따라 부작용 위험에 대한 아무런 의심 없이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소비자가 많다.

◇ 다이어트에 좋은 카테킨 고함량 문구 앞세워 홍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들은 앞다퉈 ‘카테킨 고함량’ 문구를 넣어 다이어트와 건강에 좋다고 홍보하고 있다.

A사의 녹차 카테킨 다이어트 보조제의 카테킨 일일섭취량은 총 700mg으로 표기돼 있다. A사에 문의한 결과 이중 EGCG는 약 350mg다.

A사 관계자는 “내년엔 식약처 규정에 따라 EGCG의 양을 조절할 계획”이라며 “부작용은 드문 사례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제품에는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

B사의 제품의 카테킨 일일섭취량은 1000mg이며 이중 EGCG는 약 550mg다. B사 관계자는 “내년 4월부터 EGCG 일일 섭취량에 제한이 생기는데 개정 전에 제조한 식품은 개정 후에도 판매할 수 있어 내년까지 제품은 판매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카테킨이 간이나 심장에 무리를 줄 수 있어 식약처가 규정을 개정했다. 섭취자의 상태에 따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100% 안전하다고 확답할 순 없다”고 설명했다.

오범조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EGCG에 대해 알려진 위험성은 특정 항암제 성분의 효과를 방해한다거나 임산부의 유산 위험을 높인다는 것 등이 있다”라며 “건강기능식품에 대한 부작용이 흔한 사례는 아니지만 특히 기존 질환이 있는 경우 이런 건강기능식품을 섭취할 때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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