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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틈새 전략 주효`..에브리온TV `활짝`

김유성 기자I 2015.07.15 01:10:11

방문자 수, 유료OTT 1위 티빙에 비견할 정도 성장
콘텐츠 부담 비용 줄이고 타깃화된 채널 전략 주효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사업 정리설까지 돌았던 케이블TV 업계 OTT(Over The Top) ‘에브리온TV’가 한국 N스크린업계 사상 처음 손익 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됐다. 방문자 수도 국내 1위 유료 OTT 업계 티빙에 비견될 정도가 됐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유료 OTT 서비스 티빙과 무료 기반 에브리온의 방문자 수 격차는 한 해 사이 대폭 줄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 6월 조사 자료를 보면 티빙의 월간 방문자(모바일 앱 기준) 수는 45만781명, 에브리온TV는 40만6898명이다. 양 서비스간 격차는 4만3883명이다.

지난해 6월 양 서비스간 격차는 31만6187명이다. 1년 사이 86% 감소한 것이다. 연초 대비로도 70% 가량 줄었다. 올해 1월 양사간 격차는 14만2705명이었다.

출처 : 닐슨코리안클릭 PC와 TV를 제외한 ‘모바일 웹’, ‘모바일 앱’ 방문자수 추산. 표본 집단 6000명의 이용행태를 근거로 추정
이같은 격차 감소에 대해 현대HCN(에브리온TV 100% 모회사) 측은 “그간 펼쳐왔던 틈새 전략이 주효했다”고 해석했다.

에브리온TV는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콘텐츠 수급 비용 부담이 큰 지상파, CJ E&M 계열 채널을 넣지 않았다. OTT 서비스의 필수 요소가 된 ‘프로야구 중계’도 하지 않는다. 티빙이나 통신사 계열 모바일IPTV처럼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한 ‘백화점식 콘텐츠 전략’을 선택하지 않은 것이다.

대신 장애인, 지역 여성들이 흥미있게 볼만한 콘텐츠를 들여왔다. 예컨대 장애인 올림픽 혹은 여자농구처럼 대중적이지는 않지만 분명한 수요자 층이 콘텐츠에 대한 중계를 했다.

현대HCN 관계자는 “오픈 채널 전략도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오픈 채널은 아직 정식 채널사업자(PP)로서의 면모를 갖추지 못했지만 콘텐츠 제작 능력과 방송 송출 역량이 있는 사업자에 제공하는 채널이다. 수시로 채널이 들어가고 나올 수 있어 오픈 채널이라고 불린다. 대중적이지는 않아도 전문적인 분야의 콘텐츠가 다뤄진다.

오픈 채널은 정규 케이블방송 채널에 들어가기 전단계로도 볼 수도 있다. 일부 복수채널사업자(MPP)가 신규 채널을 시작할 때 테스트베드로 에브리온TV의 오픈 채널을 쓰기도 한다. 실제 당구방송은 에브리온TV에서 비교적 높은 호응도를 보였고 케이블TV사업자(SO)의 정식 채널로 들어갔다.

이같은 오픈채널은 에브리온TV의 수익원이 되기도 한다. 현대HCN 관계자는 “큰 액수는 아니지만 입점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다”며 “일반 동영상 광고와 함께 에브리온TV의 주요 수익원”이라고 말했다.

에브리온TV는 일종의 ‘게릴라 채널’도 운영한다. 가령 대학 축제 시즌 대학별 축제 방송 채널을 서비스하는 개념이다. 각 대학 방송국이 제작한 방송을 에브리온TV의 채널을 통해 방송되고 일반 학생들은 이를 통해 시청한다. 고정형 TV에 연결돼 나오기도 한다. 대학 입장에서는 회선 설치비 없이 학생들에 자신의 방송을 전달할 수 있다.

현대HCN 관계자는 “지난해 에브리온TV 매출은 적자를 면치 못했지만 올해는 손익분기점을 넘길 것으로 본다”며 “전체 (현대HCN) 매출에 비하면 극히 적은 수준이지만 OTT에 대한 가능성을 엿본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에브리온TV의 매출은 9억원 정도다. 채널 수는 오픈채널 160여개를 합해 300개를 웃돈다.

티빙 등과의 격차가 줄어든 또 다른 요인으로 경쟁 사업자들의 부진을 들 수 있다. 모바일IPTV와 티빙은 지상파 방송사와의 콘텐츠 사용료 분쟁을 겪고 있다.

모바일IPTV는 지상파 실시간 방송과 VOD가 중단된 상태다. 티빙도 실시간 TV 중지를 요구하는 지상파 방송사의 가처분 소송과 맞닥뜨린 상태다. 당장 큰 타격은 없지만 성장 정체에 빠진 상황이다.

◇용어설명

OTT : Over the top의 약자로 인터넷망을 통해 방송을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태블릿PC, 고정형 스마트TV 등에서 볼 수 있어 N스크린으로 불리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IPTV(인터넷회선TV) 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바일 TV 서비스를 ‘모바일IPTV’, 비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모바일TV 서비스를 OTT로 구분 짓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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