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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장중 77불 돌파, 3% 급등..BP 유전 폐쇄

하정민 기자I 2006.08.08 04:56:03

종가 기준 사상 두번째 최고

[뉴욕=이데일리 하정민특파원] 유럽 최대 정유회사인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의 송유관 누수 사태로 국제 유가가 장중 77달러를 돌파하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7일 뉴욕 시장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9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2.22달러(3%) 치솟은 76.98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77.30달러까지 올라 지난 7월17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이날 유가는 사상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유가는 지난달 14일 장중 77.95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종가로는 77.03달러에 마감한 바 있다.

현 유가는 일년 전에 비해서는 24% 높은 수준이다.

BP는 전일 알래스카의 프루도 만에 위치한 유전에서 송유관 누수가 발생했다며 이 유전을 당분간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BP는 이로 인해 하루 4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현재 미국 전체 원유 생산량의 8%, 수입 원유를 포함한 미국 시장 공급량의 2.6%에 달하는 규모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고조, 미국의 허리케인 시즌의 도래가 맞물린 상황에서 BP의 유전 폐쇄까지 발생함에 따라 세계 원유시장의 공급차질 우려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가가 조만간 80달러를 돌파할 지 모른다고 지적하고 있다.

피맷 USA의 마이클 피츠패트릭 부사장은 "이미 수급 차질이 발생한 원유시장에 BP 악재까지 겹쳤다"며 "이런 식의 연쇄적인 공급 충격은 유가를 80달러 위로 끌어올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동 지역의 불안 상황도 여전하다. 이스라엘 군은 이날 또다시 이스라엘과 레바논 국경인 호울라 마을을 공습, 민간인들을 공격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달 말 레바논의 카나 마을에 대규모 공습을 가해 무고한 민간인 57명을 숨지게 한 바 있다.

다만 미국 정부가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이다. 에너지부의 크레이그 스티븐스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정유회사들의 요청이 있을 경우 비축유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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