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반등..`보잉효과`로 구글 극복

안근모 기자I 2006.02.02 06:27:02
[뉴욕=이데일리 안근모특파원] 뉴욕증시가 금리인상 부담감을 극복하고 하루만에 반등했다.

세계 최대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보잉이 시장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올해 및 내년 전망치까지 기대이상 수준으로 상향, 다우지수를 사흘만에 1만900선 위로 끌어 올렸다.

제너럴모터스와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 자동차 빅3의 지난달 미국시장 판매가 예상과 달리 증가세로 돌아선 것도 투자자들을 기쁘게 했다.

보잉이 기업실적에 대한 우려감을 크게 덜어준데 힘입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구글 충격을 딛고 상승세로 마감했다.

제약(DRG)과 컴퓨터 하드웨어(GHA), 네트워킹(NWX), 반도체(SOXX), 인터넷 업종(GIN)이 강세를 나타낸 반면, 항공서비스(XAL), 주택건설업(HGX), 소프트웨어(GSO), 소매(RLX) 업종은 부진했다.

이날 다우지수는 0.82%, 89.09포인트 상승한 1만953.95, 나스닥지수는 0.21%, 4.74포인트 오른 2310.56, S&P500 지수는 0.19%, 2.38포인트 상승한 1282.46을 기록했다.

이날도 거래는 활발했다. 뉴욕증권거래서에서는 25억5172만주, 나스닥에서는 22억7645만주가 거래됐다.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승대 하락종목 비율은 52대42, 나스닥에서는 51대44였다.

◆보잉 고공비행..블루칩 견인

어닝 서프라이즈를 연출한 보잉(BA)이 4.9% 상승하며 다우지수 1만1000선 회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지난해 4분기중 보잉의 흑자는 두 배로 불어났다. 주당 순이익은 74센트로 시장 예상치 44센트보다 두 배 가까이 많았다. 매출이 7% 증가한 142억달러로 예상보다 조금 적었지만, 회사측은 지난해말 현재 미이행 주문 잔고가 2020억달러로 33%나 급증해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보잉은 올해와 내년 순이익 예상치를 시장 기대보다 높은 수준으로 상향조정했다.

미디어 대기업 타임워너(TWX)도 실적호재에 가세, 3.9% 상승했다. 타임워너의 4분기 순이익은 21% 증가, 주당 29센트를 기록함으로써 시장 예상치를 7센트나 웃돌았다. 매출도 7% 늘어나 시장 예상보다 조금 더 많은 118억9000만달러에 달했다. `해리포터와 불의 잔` 흥행이 실적에 큰 도움을 줬다.

◆구글 실적충격, 찻잔속 태풍으로 소멸

구글(GOOG)은 7.1% 떨어졌다. 구글의 4분기 주당 순이익은 1.54달러로 톰슨 퍼스트콜이 집계한 월가 애널리스트 예상치 1.76달러에 크게 못 미쳤다. 세율이 예상보다 높게 적용되는 바람에 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온라인 구인구직 알선 회사 몬스터 월드와이드(MNST)의 실적호재로 인터넷업종 지수(GIN)는 장중 상승세로 돌아섰다. 이날 몬스터는 시장이 기대했던 대로 4분기 순이익이 50% 가까이 급증, 주당 28센트의 흑자를 냈다고 발표해 14% 급등했다.

실적발표를 하루 앞둔 아마존(AMZN)이 1.9% 하락한 반면, 야후(YHOO)는 1.8% 올랐다.

보안 소프트웨어 회사 시만텍(SYMC)도 실적악재로 6.8% 하락했다. 시만텍의 3회계분기 주당 순이익은 예상보다 많았지만, 시장 예상에 못미치는 이번 분기 및 올해 전체 실적 전망을 내놓아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

저가 항공서비스 회사 젯블루(JBLU)는 14.3% 급락했다. 이날 블루는 고유가 부담으로 인해 지난해 4분기에 주당 25센트의 적자로 돌아섰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체로도 적자를 면치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강세행진을 이어가던 항공서비스업종(XAL)은 젯블루 악재로 인해 1.5% 하락했다.

◆자동차 빅3, 실적 호재로 모처럼 활짝

판매감소 추세가 이어졌을 것으로 예상됐던 미국의 자동차 빅3 업체가 일제히 `1월판매 증가`를 발표해 시장을 놀라게 했다. GM 주가가 1.9%, 포드(F)는 0.9%, 다임러크라이슬러(DCX)는 1.4% 상승했다.

지난달 GM의 미국 내 판매는 전년동월비 5.8% 증가한 29만6003대를 기록했다. 승용차 판매가 14.6% 늘어나 판매 신장을 주도했다.

포드도 1월 미국 내 판매가 2% 늘어난 20만5671대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포드와 링컨 브랜드가 각각 3.5% 및 26.4% 증가했고, 랜드로버 판매도 33.8% 급증했다.

3위 다임러 크라이슬러의 판매도 5% 증가한 16만7934대를 기록했다. 크라이슬러 그룹 판매는 15만5465대로 5% 늘어났다.

◆대체에너지 관련주에 관심 집중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날 연두교서에서 `석유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에탄올과 같은 대체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힌데 힘입어 관련주들에 관심이 집중됐다.

대체에너지 테마가 농기계 업종으로까지 확산돼 최대의 농기계 제조업체인 디어(DE)가 4.7% 상승했고, 애그코(AG)와 겔(GEHL)은 각각 7.4% 및 4.8% 올랐다.

연두교서 기대감으로 일찌감치 에탄올 테마를 이끌어온 퍼시픽 에탄올(PEIX)은 `소문에 사고 뉴스에 팔라`는 격언대로 이날 18.8% 하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 주가는 올 들어서만 40% 이상 상승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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