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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커지는 전자담배 시장…신제품 봇물, 해외 공략도 박차

남궁민관 기자I 2023.01.31 05:30:00

'릴' 앞세워 국내 1위 차지한 KT&G, 해외로 눈 돌려
PMI와 협력…"아이코스 있는 국가, 릴 따라갈 것"
한국필립모리스는 '일루마 라인업' 강화…KT&G 겨냥
BAT로스만스도 '글로' 신제품 출시 예고하며 참전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국내외 주요 담배업체들이 연초 전자담배 경쟁에 불을 지피고 나섰다. 압도적인 국내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KT&G(033780)는 해외 공략을 가속화한다. 반면 우리나라를 해외 주요 공략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는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과 BAT로스만스 등 해외 담배업체들은 신제품을 선보이면서 KT&G에 도전장을 내민 모습이다.

지난해 11월 KT&G 전자담배 ‘릴 에이블’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내 1위’ KT&G, PMI와 손잡고 해외 시장 정조준

‘릴’을 앞세워 국내 전자담배 시장 점유율 1위(지난해 3분기 기준 48.5%)를 차지하고 있는 KT&G는 ‘적과의 동침’까지 불사하며 해외시장 공략에 잰걸음이다. 지난 2020년 1월 PMI와 3년 기간의 릴 판매공급계약을 체결하고 해외시장에 첫 발을 내딘 결과 ‘충분히 해 볼만 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

KT&G는 보다 공격적인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30일 PMI와 무려 15년 기간의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상업화 역량 및 전세계 유통 인프라를 갖춘 PMI에 릴을 공급해 현재 31개 국가에 판매중인 릴을 70개국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현재 아이코스가 진출한 70여개국에 릴도 순차적으로 모두 선보일 예정으로, 특히 PMI는 KT&G와의 협력을 통해 중저소득 국가를 집중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KT&G가 거듭 PMI를 해외시장 공략 파트너로 지목한 데에는 첫 계약 당시 쌓인 신뢰관계와 가시화된 성과가 있었기 때문이다.

임왕섭 KT&G NGP(차세대제품·전자담배) 사업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PMI와 장기계약 체결식에서 “PMI와 협력한 이후인 지난해 전자담배 해외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걱걱 2배, 4.6배 성장했다”며 “전자담배 산업의 특성상 디바이스가 먼저 판매된 후 스틱 판매량이 올라오는 구조인 만큼, 성과는 해를 거듭할 수도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PMI와 이번 장기계약으로 KT&G 해외 NGP 사업의 향후 15년간 매출은 연평균 20.6%, 스틱 매출 수량은 24.0%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시장 지배력도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KT&G는 지난해 11월 ‘릴 에이블 프리미엄’ 1종과 ‘릴 에이블’ 4종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보강, 전자담배 1위 입지 다지기에 나섰다. 릴 에이블은 하나의 디바이스로 3가지 종류의 전용 스틱을 사용할 수 있다. ‘스마트 AI’ 기술을 탑재해 예열부터 충전까지 최적의 사용환경을 제공한다. 릴 에이블 프리미엄은 여기에 OLED 터치스크린을 더해 편의기능을 강화했다.

(그래픽= 김일환 기자)
2조원대 한국시장 ‘놓칠 수 없다’

실제로 국내 전자담배 시장은 2조원대 수준의 규모로 성장한 놓칠 수 없는 시장으로 꼽힌다. 세계적인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전자담배 시장(스틱 기준) 규모는 2017년 3597억원에서 불과했지만 2021년 1조8151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5년까지 2조5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2017년 ‘아이코스’를 국내에 선보여 선점 효과를 누렸던 PMI 자회사 한국필립모리스는 ‘아이코스 일루마’ 라인업을 확대하며 릴에게 빼앗긴 시장 점유율 회복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아이코스 일루마’와 ‘아이코스 일루마 프라임’ 2종을 선보였던 한국필립모리스는 내달 8일 ‘뉴(New) 아이코스 일루마’라는 이름으로 신제품 쇼케이스 행사를 열고 또 다른 일루마 라인업을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BAT로스만스도 다음달 14일 ‘글로’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신제품은 BAT로스만스가 2021년 9월 국내 출시한 ‘글로 프로 슬림’의 후속작으로, 앞서 유럽과 일본 등에서 먼저 선보였던 ‘글로 하이퍼 X2’로 알려졌다.

담배업계 한 관계자는 “비연소, 무연인 전자담배는 일반 궐련담배 대비 유해물질이 현저히 낮은 제품으로 주목을 받으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개인의 공중보건 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에 담배 연기 없는 미래를 위해 국내외 유수의 담배업체들이 전자담배 전환 흐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나선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한국필립모리스 차세대 궐련형 전자담배 기기 ‘아이코스 일루마 시리즈’ 공식 출시 행사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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