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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년호]용두사미로 끝난 2013년 부동산 시장

김동욱 기자I 2013.12.31 07:00:00

서울·수도권 아파트값 1.59%↓
서울 아파트 전셋값 66주 연속 상승

[이데일리 김동욱 기자] 올해 부동산시장은 ‘혹시나’로 시작했지만 ‘역시나’로 끝났다. 부동산 규제 완화를 대선 공약으로 내세웠던 박근혜정부가 출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컸지만 집값은 정체됐고, 전셋값은 급등했다.

정책 리스크도 크게 부각됐다. 현 정부는 올 한해 4차례에 걸쳐 주택시장 활성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반응은 시큰둥했다. 부동산시장 활성화 법안이 번번이 국회에 발목이 잡혀 대책 발표와 실행이 따로 가면서 시장에선 큰 혼선이 빚어졌다. 청약시장은 서울 강남권과 위례신도시 등 일부 지역에만 수요가 몰렸다.

◇ 아파트 매매시장… ‘경북 라인’ 2년 연속 달렸다

올해 아파트 매매시장의 특징은 서울·수도권은 침체, 지방은 하향 안정세로 요약된다. 다만 지방은 지역별 온도 차가 심했다. 대구·구미·경산으로 이어지는 ‘경북 라인’은 지난해 이어 올해도 집값이 강세였다. 나머지는 눈에 띄는 집값 변화가 없었다.

국민은행 부동산 통계를 보면 올해 11월 기준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가장 많이 오른 5곳 모두 대구·경북지역이었다. 구미시가 10.18% 올라 전국 아파트값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북 경산시(9.46%), 대구 북구(9.64%), 대구 달성군(9.46%), 대구 달서구(7.56%) 순으로 올랐다.

반면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은 침체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실제로 올해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떨어진 5곳은 모두 서울·수도권 지역이었다. 경기도 파주시 아파트값은 올 들어 4.95% 내려 전국 최고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이 무산된 용산구가 3.39% 빠져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서울·수도권 전체로는 평균 1.59% 하락했다.

◇ 서울 아파트 전셋값 66주 연속 상승

전·월세 세입자들은 올해도 다락같이 오르는 전·월셋값에 시달려야 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8월 중순부터 11월 마지막 주까지 연속 66주 상승했다. 주간 기준 역대 최장기 기록이다. 서울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전세가율(매맷값 대비 전셋값 비율)은 11월 말 기준 59%로 60%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무려 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여기에 전세의 월세 전환이 빨라지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은 더 커졌다.

임병철 부동산114 팀장은 “내년에는 아파트 입주 물량이 다소 늘어나 전세시장이 다소 안정을 찾을 것”이라면서도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 내년에도 사정이 크게 나아지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내다봤다.

◇ 청약시장…강남·위례신도시만 돌풍

올해 청약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서울 강남과 위례신도시다. 주택 경기와 관계없이 ‘상품성 있는 아파트’는 결국 시장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입증한 것이다. 올해 서울 강남권과 위례신도시에 공급된 12개 단지 중 1·2순위에서 조기 마감한 단지는 8곳에 달한다. 나머지도 모두 순위 내 마감했다. 반면 같은 기간 서울지역의 전체 청약경쟁률은 1.9대 1, 경기지역은 1.81대 1에 그쳤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SH공사 등 공공기관이 짓는 공공분양(보금자리)에도 수요자가 몰렸다. 정부가 주택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공공분양 물량을 줄이기로 하면서 희소성이 커졌다. 김규정 우리투자증권 부동산 연구위원은 “청약 양극화는 주택 경기가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당분간 이런 추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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