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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반도체도, 밸류업도 아냐…올해 가장 많이 오른 ‘이곳’

이용성 기자I 2024.06.20 05:40:00

실리콘투 올해 557%↑…시총 12위 '껑충'
화장품 수출 증가에 '수혜'…실적도 뒷받침
"지속 성장 가능성…고밸류 가치 있어"

[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사진=게티이미지)
올해 국내뿐만 아니라 글로벌 증시를 이끈 화두로는 단연 인공지능(AI)이 손꼽히고,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지만 국내에서 가장 높은 ‘불기둥’을 세운 종목은 AI 반도체도, 밸류업 관련주도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 국내에서 가장 큰 수익률을 올린 영광은 ‘K-뷰티’가 북미와 유럽을 강타한 것에 힘 입어 소리소문 없이 수익률을 확대한 화장품 유통업체에 돌아갔다.

실리콘투, 올해 상반기에만 557%↑…시총 160위→12위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1월2~6월19일) 코스피와 코스닥 상장 종목 통틀어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종목은 실리콘투(257720)다. 실리콘투는 올해 상반기에만 557.59% 상승했다. 올해 초 7000원대였던 주가는 현재 5만원을 넘어섰다. 시가총액도 4728억원에서 3조617억원으로 뛰었다. 이에 따라 올해 1월 코스닥 전체 시가총액 순위 160위 수준에 머물던 실리콘투는 6개월도 채 지나지 않아 시총 12위로 자리매김했다.

실리콘투의 급등은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화장품 시장에 분 ‘K-뷰티’ 열풍 덕분이다. 화장품 수출 규모가 크게 늘면서 화장품 유통 플랫폼 또한 동반 성장하는 추세다. 특히 실리콘투는 수많은 화장품 유통 플랫품 중에서도 독보적인 행보로 투심(투자심리)을 모아왔다. 실리콘투는 지난 10년간 해외 영업망을 미리 구축했고, 그 영역을 넓혀온 곳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실리콘투의 플랫폼 ‘스타일코리안닷컴’은 전 세계 160여개국 이상의 나라에 400여개 화장품 브랜드를 유통하고 있다. 이미 전 세계 주요 거점지역에 지사를 설립하고, 현지 물류창고 투자와 함께 영업망 확충을 이어오고 있다. 현지에 대량의 물량을 보내더라도 충분히 소화할 수 는 시스템을 이미 구축, 중소형 화장품 기업이 수출할 때 실리콘투를 통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실리콘투가 급등하며 코스닥 시장에서 영향력을 나타내자, 증권가에서는 부랴부랴 실리콘투를 분석 종목으로 포함해 다루기 시작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리콘투가 2021년 9월 상장한 이후 최근까지 증권가에서 나온 리포트는 총 22개다. 당시만 해도 스몰캡에 불과했던 실리콘투는 지난해 6월이 돼서야 처음 목표가 1만원이 제시됐다.

이후 한국투자증권에서 지난 4월 1만5500원에 목표가를 올려잡은 데에 이어 지난달에만 두 차례에 걸쳐 리포트를 내면서 목표가를 2만7000원, 5만1000원으로 연이어 수정했다. 최근에는 하나증권과 유안타증권이 새롭게 실리콘투 분석에 뛰어들었다.

실적도 뒷받침…“높은 밸류에이션 가치 있어”

무엇보다 실리콘투의 차별화는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전망치) 대비 21.48% 늘었고, 올해 1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보다 126.53% 늘어난 성과를 내며 연이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실리콘투가 견고한 펀더멘털(기초체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최근의 주가 상승이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도 보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매출 다변화 전략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뒷받침하고 있다”며 “최근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실리콘투는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으로 큰 밸류에이션을 받을 만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AI 반도체 일변도 시장에서 홀로 돋보인 실리콘투처럼 시장 전체 규모가 커지는 업종이나 종목을 골라내는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실리콘투의 전체시장규모(TAM·Total addressable market)가 압도적으로 클뿐더러, 한국 문화에 대한 인기 증가와 서구권 스킨케어 산업의 구조적인 성장으로 전체 시장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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