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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트나이트`대박난 에픽게임즈..`脫구글` 시동

김유성 기자I 2018.12.06 05:00:00

'포트나이트' 성공 '에픽게임즈', 수수료 확 낮춘 자체 플랫폼 시동
게임사 "수수료 30% 과도하다" 불만, 스팀 등 수수료 인하
지난 7월 수수료 파격 낮춘 원스토어, 매출 40% 증가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전세계 2억명 사용자의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운영하는 에픽게임즈가 탈(脫) 구글에 시동을 걸었다. 에픽게임즈는 수수료율을 대폭 낮춘 자체 게임 유통 플랫폼을 출시한다. 구글과 애플이 설정한 30% 수수료 정책에 대한 반기다.

스팀 등 애플과 구글 외 다른 게임 유통 플랫폼도 수수료 인하에 나섰다. 게임 매출의 30%를 애플과 구글이 가져간다는 게임 업계 불만을 반영한 것이다.

게임 유통 플랫폼 별 수수료율 변화와 특징 비교 (자료 : 업계)


◇에픽게임즈, 수수료 대폭 낮춘 게임스토어 공개

팀 스위니(Tim Sweeney) 에픽게임즈 대표는 4일(현지시간) 자사 공지를 통해 ‘에픽게임즈 런처’를 ‘에픽게임즈 스토어’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이날(4일) 스위니 대표는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을 전체 판매가의 88%로 맞추겠다고 전했다. 에픽게임즈의 수수료율은 나머지인 12%가 된다. 기존 35%(플랫폼 수수료 30%, 게임엔진 사용 수수료 5%) 수수료율과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스위니 대표는 “개발자로서 공정한 경제성을 가진 스토어를 원하고 있다”며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스토어 또한 필요했다”고 설명했다. 에픽게임즈 관계자는 “게임 개발자들의 수익을 보다 높여준다는 측면으로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에픽게임즈 스토어에 대한 구체적인 서비스 일정과 계획은 밝히지 않았다. 다만 자사 게임엔진인 ‘언리얼엔진’을 사용하지 않은 게임에 대해서도 12% 수수료율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에픽게임즈 스토어의 시작은 PC게임 시장부터다. 내년까지 안드로이드 등 모바일 플랫폼으로 자사 스토어 서비스 범위를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에픽게임즈의 탈구글 포트나이트 모바일부터 시작

에픽게임즈의 탈구글 정책은 지난 8월 포트나이트 모바일 출시 때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에픽게임즈는 사용자들의 게임 예약 신청을 받고 APK(모바일 설치파일)를 보내줬다. 구글플레이 등록 과정을 생략한 것이다.

에픽게임즈는 삼성전자와 함께 갤럭시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포트나이트 앱도 배포했다. 앱 마켓에 자동적으로 떼이는 수수료 30%를 피한다는 전략이다.

게임 개발사들은 이런 에픽게임즈의 정책에 공감했다. 30% 수수료가 비싸다는 생각 때문이다. 상장 게임사 관계자는 “모바일 게임 업계 마케팅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고정적으로 30% 수수료를 떼어준다는 게 부담인 것도 사실”이라며 “모바일 게임 입장에서는 울며 겨자먹기인 셈”이라고 말했다.

다른 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에픽게임즈가 탈구글을 할 수 있는 바탕은 포트나이트라는 킬러 콘텐츠 덕분”이라며 “우리나라에서도 강력한 IP를 가진 업체들이 해줬으면 한다”고 전했다.

◇“게임사 불만 우리도 안다”..수수료 낮추는 플랫폼

글로벌 PC게임 유통 플랫폼인 스팀도 수수료 낮추기에 나섰다. 전날(4일) 업계에 따르면 스팀 운영사 밸브는 게임 매출 수수료를 최대 10%포인트까지 인하하기로 했다. 매출 높은 게임을 개발한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취지다. 기존 스팀 수수료는 30%다.

스팀이 수수료율을 낮춘다고 밝히자 국내 게임사들은 반색했다. 특히 스팀으로 게임을 유통했던 ‘펍지’, ‘펄어비스’의 이익 증가가 예상되고 있다. 펍지는 ‘배틀그라운드’로 펄어비스는 ‘검은사막 온라인’으로 스팀 매출을 올렸다. 넥슨과 네오위즈 등 다른 스팀 이용 게임사들의 이익도 늘어날 전망이다.

토종 앱 마켓 ‘원스토어’도 수수료 인하에 이미 나선 바 있다. 지난 7월 원스토어는 최대 5%로까지 수수료율을 낮췄다. 그때까지 원스토어의 수수료율은 30%였다. 외부 결제 시스템을 전면 수용하는 등 구글·애플과 다른 서비스 혜택 주기에 나섰다.

모바일 앱 시장조사업체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원스토어의 수수료 인하는 직접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7월 283억원이었던 매출은 10월 396억원으로 약 40% 증가했다.

◇용어설명

게임엔진 : 게임을 구동하는 핵심 프로그램을 담은 일종의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뜻한다. 게임 개발에 필요한 그래픽 요소 등이 기본으로 담겨 있어 개발 기간을 단축해준다. 대표적인 게임엔진으로는 에픽게임즈의 ‘언리얼엔진’과 유니티의 ‘유니티엔진’이 있다.

포트나이트 : 2017년 출시된 배틀로얄 방식의 총싸움 게임이다. 비슷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와 달리 방어진지나 건물을 짓는 건축 요소가 강조돼 있다.

앱마켓 수수료 : 구글은 ‘구글플레이’, 애플은 ‘애플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배포하도록 돼 있다. 양사 모두 앱 매출의 30%를 수수료로 떼간다. 다만 안드로이드에서는 구글플레이를 통하지 않고도 앱을 깔거나 결제를 할 수 있지만, 애플은 무조건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야만 한다.

스팀(Steam) : 세계최대 PC온라인 게임 유통 플랫폼이다. 사용자는 돈을 내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주요 매출원이다. 배틀그라운드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도 스팀에서 흥행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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