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9일부터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성황리에 공연 중인 뮤지컬 ‘하데스타운’은 그리스 신화 속 영웅에 대한 색다른 재해석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음유시인 오르페우스는 사랑하는 연인 에우리디케를 찾기 위한 노동자 계급으로 묘사되고, 에우리디케를 사로잡은 지옥의 신 하데스는 사랑을 갈구하는 자본가로 그려지는 것이 그렇다. 영웅의 이야기를 인간적으로 바라보는 이 작품은 포크, 록, 재즈 등 다채로운 음악을 더해 기존 뮤지컬과는 다른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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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데스타운’은 미첼이 자신의 고향인 미국 버몬트 주에서 2006년 처음 선보인 공연이 바탕이 됐다. 미첼은 이 공연을 바탕으로 2010년 아니 디프랑코, 밴드 본 이베어의 저스틴 버논 등 동료 가수들과 함께 동명의 앨범을 발표했다. 2012년 연출가 레이첼 챠브킨을 만나 오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선보였고, 2019년 브로드웨이에서 정식 초연해 토니상 최우수작품상 등 8개 부문을 휩쓸었다.
작품은 그리스 신화를 자본주의적인 계급사회로 해석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미첼은 “그리스 신화에서 하데스는 종종 ‘부유한 자’로 불리고, 지하세계 또한 죽음을 떠올리게 하면서 동시에 금이나 은처럼 땅에서 채굴해야 하는 화석연료를 연상시킨다”며 “반면, 페르세포네는 땅·자연·계절 등 지구를 상징한다. 이 두 신들의 결혼 생활은 결국 산업과 자연의 불안한 관계를 은유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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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공연은 브로드웨이 이외의 지역에서 처음 선보이는 라이선스 공연이다. 지난달 9일 개막 이후 관객 발길이 계속 이어지면서 26일 기준 공연예술통합전산망(KOPIS) 뮤지컬 월간 예매랭킹 5위를 차지하고 있다. 미첼은 “‘하데스타운’의 첫 해외 프로덕션이 브로드웨이에서 아주 멀리 떨어진 나라라는 점이 아주 마음에 들고, 이것이야말로 국경(장벽)을 넘어 어디서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음악의 힘, 오르페우스의 힘이라고 생각한다”며 “언젠가 한국에 방문해 한국 공연을 꼭 보고 싶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하데스타운’은 내년 2월 27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