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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70주년 특별인터뷰]①"日 우경화로 동아시아 갈등 고조..미국만 좋은 일"

김대웅 기자I 2015.08.13 03:01:01

화폐전쟁 저자 쑹훙빙 환구재경연구원장 특별인터뷰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 “일본은 장기화된 경기 침체를 벗어나기 위해 우경화와 엔화 평가절하라는 무리수를 뒀습니다. 이는 미국이 원하는 결과에 부합할 뿐입니다.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정확히 예측해 전세계적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화폐전쟁’의 저자 쑹훙빙(宋鴻兵·47·사진) 중국 환구재경연구원장은 10일 이데일리와의 광복 70주년 특별 인터뷰에서 현재 일본의 정치·경제적 정책 방향을 강도높게 비난하며 이같이 말했다.

쑹 원장은 “한 국가의 경제가 쇠퇴하는 상황일수록 국민들의 국가정책에 대한 불만도 커진다”며 “이럴 때 국가는 다른 곳에서 희생양을 찾기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1990년대부터 20년간 지속된 경제 쇠락으로 내부적으로 원망과 불만이 쌓였다. 일본 정부는 이러한 비난의 화살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우경화의 길을 선택해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 일본 국민의 원성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역사적으로 봐도 일본은 급성장한 1970~80년대에는 아시아 다른 국가들과 협력하기를 원했고 전성기 당시 일본 국민 역시 개방적이고 적극적이었다”며 “그러나 경제 쇠퇴기로 접어든 후 일본은 급격한 우경화를 통해 보수적으로 변했고 갈수록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을 환자에 비유했다. 국가도 하나의 인격으로 볼 수 있는데 경제적으로 불안정할 때 과도할 정도로 민감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일본 역시 현재 나약하고 민감한 상태여서 이제는 스스로 ‘치료’해 나가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외부에서는 일본의 이러한 상태를 인정하고 적대시하지 않아야 일본이 자존감을 살려 치료에 성공할 수 있고 한·중·일 3국도 감정에 사로잡히지 않고 객관적으로 일본 문제를 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한·중·일의 이같은 갈등은 미국 입장에서 득이 된다는 국제 정치공학적 해석도 나왔다. 정치적 우경화와 함께 공격적인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총리의 경기부양책) 역시 미국 묵인 하에 이뤄지긴 힘들다는 분석이다.

쑹 원장은 “3국 간 분쟁이 생길 때마다 미국이 끼어들어 중재를 하면 미국은 자연스럽게 아시아에서 지위를 높일 수 있게 된다”며 “반대로 분쟁이 발생하지 않고 3국이 원만히 협력한다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중요성이 그만큼 줄어든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결과적으로 미국 입장에서는 3국 간 분쟁이 심해질수록 자신에게 이득이 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이 이러한 계산 하에 일본 우익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의 우익은 현재 정치적으로 중국과 한국을 자극하고 있는데 혹시라도 중국과 일본 간의 문제가 군사적 문제로 확산되면 패자는 중국과 일본이 될 것이고 승자는 미국이 될 것”이라며 “미국이 일본을 앞세워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봐도 지나치지 않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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