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RS17 첫해 얼마나 벌었나' 보험사 예상 성적표 보니···삼성화재 '2조 클럽' ...

[이데일리 유은실 기자] 작년 새 회계제도(IFRS17)를 처음으로 도입하면서 ‘역대급 실적’을 쓴 보험사들이 4분기에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전망이다. 보험업계 전반적으로 순익 성장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삼성화재는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2조 클럽’에 입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작년 12월 3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화재(000810)의 4분기 예상 순이익(연결 기준)은 492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96.25% 증가한 수치다. 삼성화재는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 순익 1조646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6% 증가한 사상 최대 규모다. 여기에 4분기 컨센서스를 포함해 연간 기준으로 보면 삼성화재가 올해 벌어들인 순이익은 2조1388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 2021년 ‘1조 클럽’에 가입한 지 3년 만에 보험사 최초로 2조원 시대를 열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삼성금융 형제이자 생명보험업계 1위인 삼성생명(032830)의 4분기 순이익 전망치(연결 기준)는 4904억원으로, 연간 순이익 1조9401억원을 나타낼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1조5833억원)과 비교해 순익이 22.53% 늘어날 전망이다.

4분기 예상 순이익 규모는 회사별 실적에선 희비가 갈리겠지만 전반적으로 생명보험사보다 손해보험사들이 높았다. 국내 손해보험업계 톱5에 포함된 DB손해보험(005830)의 4분기 순이익(별도 기준)은 3333억원이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60.05% 증가하면서 연간 전망치는 1조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어 현대해상(001450)의 4분기 순익 예상치(별도 기준)는 1893억원으로 전년 대비 162.18%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4분기 컨센서스를 더한 연간 순익은 9757억원이 예상된다.

삼성생명과 함께 국내 대표 생명보험 상장사 3인방인 한화생명(088350)과 동양생명(082640)의 4분기 예상 순이익(별도 기준)은 각각 1397억원, 309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간 예측치는 한화생명이 7176억원, 동양생명이 2484억원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해 연간 순익은 각각 102.54%, 156.08% 증가할 전망이다.

보험사들의 호실적은 작년 IFRS17 도입된 영향이 크다. 특히 새 수익성 지표인 계약서비스마진(CSM)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보험사 순익과 순위는 요동치고 있다. 미실현이익인 CSM은 회계상 일단 부채로 계상된 뒤, 매년 상각을 통해 수익으로 인식된다. 이렇게 순익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건강보험 등 CSM에 확보에 유리한 상품을 많이 판 보험사들의 약진이 눈에 띄게 나타난다.

이에 보험업계에서 ‘형’으로 불리던 생보사들이 손보사에게 밀리거나, 손해보험업계 내에서도 순위 변동이 생기기도 했다. 실제 작년 3분기 기준 메리츠화재가 순익 4963억원으로 삼성화재(4295억원)를 분기 기준으로 사상 처음 제치기도 했다. 원수보험료 기준 업계 4~5위권에 올라 있던 메리츠화재가 손보사 중 가장 많은 이익을 낸 것이다.

업계에선 단순 순익뿐 아니라 올해 4분기 성적표에 찍힐 예실차(예상과 실제 비용 차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실차는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지급할 것으로 예상한 예정 보험금에서 실제 지급한 보험금을 뺀 수치를 말한다. 즉 보험사 가정이 실제와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회사 실적의 신뢰도가 얼마나 높은지 등이 예실차를 통해 드러나는 것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CSM 예실차는 IFRS17 제도에서 보험사의 기업가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라며 “예실차라는 결국 누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4분기 실적이 나오면 회사별 예실차를 더 뚜렷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