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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2일 전 거래일보다 1.12%(900원) 오른 7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시가총액은 453조1060억원을 기록하면서 처음으로 아시아 증시 2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 날 기존 2위인 중국 최대 게임 기업 텐센트가 12.4% 폭락해 2조6056억홍콩달러(약 434조5620억원)의 시총을 기록해 3위로 밀려나면서다.
삼성전자는 텐센트와 약 20조원 규모의 시총 격차를 두고 앞서게 됐다. 이번 순위 지각변동은 텐센트가 중국 국가신문출판서의 추가적인 게임 산업 규제에 따라 시총이 급작스럽게 증발한 영향이 크지만, 삼성전자 역시 반도체 업황 기대 속 부지런히 주가 회복세를 보여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5만전자’에 머무르던 삼성전자가 연초 이후 37.3% 반등하는 동안, 텐센트의 주가(종가 274홍콩달러)는 18.0% 후퇴했다. 이에 따라 텐센트는 두 차례나 반도체 기업에 아시아 순위를 빼앗기게 됐다. 한때 아시아 증시 1위였던 텐센트는 2021년 12월 글로벌 최대 파운드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대만 반도체 기업 TSMC에 2위로 밀려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해 1월27일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 이후 빼앗겼던 시총 2위(종가기준 102조3570억원)를 되찾았다. SK하이닉스는 연초 이후 87.47% 상승하면서 주가가 2배 가까이(종가 14만600원) 뛰었다. 이달에도 52주 신고가를 재차 경신했고, 지난 22일 장중 14만3700원의 연고점을 찍었다.
◇ “반도체 주가, 더 오를 수 있어…내년 IT·AI 수요 급증”
반도체 산업은 내년 금리 인하 전망 속 정보기술(IT) 수요 회복과 함께 보수적인 감산 정책에 따른 D램·낸드 가격 상승 전망 속 실적이 상향 조정되고 있다. 특히 거대 인공지능(AI) 전방 산업이 개화하면서 고대역폭 메모리(HBM), 온디바이스(On-Device) AI, 컴퓨트 익스프레스 링크(CXL) 등 하위 산업도 확대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실제 적자를 면치 못했던 올해와 달리 내년은 본격 반등세가 예상되고 있다. 내년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추정치는 5조1745억원으로, 1개월 전(4조9199억원) 대비 5.2% 상향 조정됐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4222억원으로 1개월 전(3015억원) 대비 40.0% 올랐다.
HBM 시장에서 경쟁력 우위인 SK하이닉스는 향후 마이크론의 시총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마이크론의 지난 22일(현지시간) 시총은 955억달러(약 124조4070억원)으로 SK하이닉스와 격차가 약 22조원 수준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내년 2분기 HBM 첫 생산을 준비하고 있는 마이크론 대비 HBM 경쟁력, D램 점유율, 수익성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며 “내년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최소한 120조원을 상회하면서 마이크론을 앞지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가도 추가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평가다. 김 연구원은 “PC, 스마트폰 업체들이 D램, 낸드를 ‘패닉 바잉’(공황 매수)에 나서면서 주문량이 예상치를 크게 상회하고 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는 1년간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AI 수요 확대에 따라 실적 상향 구간에 진입하면서 내년 대표적인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 자신만 소외될까 두려워하는 현상) 주식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 1위 종목은 ‘얼굴’이자 주력 산업으로, 2위는 시장의 색깔을 변화시키는 주도 업종으로 의미가 더 크다”며 “2위에 오르면 주가는 대체로 시장을 상회하고, 시총 규모도 커져 패시브 수급 유입에도 유리해지며 관련 밸류체인은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