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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제(사진) 플랜업컴퍼니 대표는 글로벌 기업행사 유치 비결을 묻자 이렇게 답했다. 이 대표는 “전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기업은 실적이 뛰어난 지역에 관심과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며 “실적 추이를 꼼꼼히 따져 제안 타이밍을 잡고, 설득은 행사 현장을 직접 보고 조목조목 분석한 개선방안을 담은 제안서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년째 파트너십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지사 그리고 유치활동을 배후에서 지원한 한국관광공사와 고양컨벤션뷰로, 킨텍스 등과의 팀워크도 유치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가 2013년 설립한 플랜업컴퍼니는 국내외 네트워크 판매회사의 기업행사를 전담하는 컨벤션기획사(PCO)다. 기업에서 발주받아 정해진 예산과 조건에 따라 행사를 여는 대행 업무에서 한발 더 나아가 실적에 도움이 될 만한 행사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실행까지 책임진다.
싱가포르에서 수년째 붙박이로 열리던 ‘유사나 아태 컨벤션’이 한국에서 처음 열린 것처럼 해외에서 열리는 행사를 국내로 유치하는 역할도 한다. 마이스 분야에선 이러한 형태의 회사를 ‘코어(Core) PCO’라 부른다.
이 대표는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고양 킨텍스에서 열린 대형 기업행사 ‘유사나 아태 컨벤션’ 유치부터 개최까지 전 과정을 진두지휘했다. 12개국 1만2000여 명이 참여한 이 행사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에서 열린 기업행사 중 가장 큰 규모로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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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국 개최를 설득할 당시엔 본사가 기존 행사를 더 넓은 장소에서 열어 규모를 키우고 싶어 한다는 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며 “코로나19 사태로 개최가 불투명한 상황에선 안심하고 행사 재개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방역 규제 완화와 국제 항공노선 복구 추이 등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공했다”고 말했다.
네트워크 판매 기업행사 분야에서만 20년 경력을 지닌 전문가인 이 대표는 네트워크 판매회사가 여는 행사를 사세 과시를 위한 홍보·마케팅 행사로만 보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글로벌 네트워크 판매회사가 여는 대형 기업행사를 유치하거나 제안할 때 가장 경계하고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유사나 아태 컨벤션도 그렇지만 기업이 행사를 여는 이유와 목적은 비즈니스 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라며 “이런 의도와 목적은 고려하지 않고 겉모습만 화려한 ‘행사를 위한 행사’를 제안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미 참가대상이 정해져 있는 기업행사의 경우 개최 장소가 한두 달 전에 결정되는 경우도 많다”며 “더 많은 글로벌 기업행사 수요를 국내로 유치하기 위해 이렇게 준비 기간이 짧은 행사를 기민하게 수용할 수 있는 지원 프로그램 개발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