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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에 따르면 코코아 선물(뉴욕 상품거래소 기준)의 지난 2월 평균 가격은 t당 5744달러로 전년 동월(2649달러) 대비 117%나 급등했다.
코코아의 가격이 치솟고 있는 건 이상기후에 따른 생산량 급감 때문이다. 전 세계의 코코아 생산의 70%를 차지하고 있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에 가뭄과 병충해가 확산했다. 이미 미국 등 해외 초콜릿 제조 업체들은 최악의 수급난을 겪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낮은 가격에 원료를 사들이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미국 제과 부문 점유율 1위 허쉬는 지난달 8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코코아 가격이 역사적 수준에 도달했다”며 “올해 수익 성장이 제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허쉬는 제품 가격 인상을 예고했다.
국내에도 여파가 나타나고 있다. 국내 초콜릿 시장 1위 ‘가나초콜릿’을 제조 생산하는 롯데웰푸드(280360)는 비상이 걸렸다. 롯데웰푸드는 가나에서 생산한 코코아 원료를 가져와 제품을 만든다. 롯데웰푸드는 현재 가나산 코코아 원료의 40%를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재고로 버텼지만 이젠 물량도 바닥난 상태다. 앞으로 몇 개월조차 버티기 힘들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최근과 같은 코코아 가격 상승은 가나초콜릿 생산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며 “가나 등 아프리카 산지에서 생산량의 30%가 줄어든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대책으로 수입처 다변화도 검토하고 있지만 해외 회사들도 동시에 나서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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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제과 업체도 긴장하는 분위기다. 코코아 가격은 지난 2022년부터 3년간 급상승했다. 업체들이 기존 재고분을 소진하는 시점이 도래하면 앞으로 여파가 커질 수 있다. 초코파이 등 제품을 생산 중인 오리온(271560) 관계자는 “코코아 원료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구체적인 사항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빙과와 커피 업계는 아직 큰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빙그레(005180) 관계자는 “초콜릿의 재료 비중이 상대적으로 작기도 하고 현재 확보한 원료가 있어서 걱정할 단계는 아니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스타벅스코리아 관계자 역시 “글로벌 스타벅스의 연간 판매 계획하에 설정된 예정량을 안정적으로 들여오는 중”이라면서도 “코코아 원료 등 가격 추이를 눈여겨보고 있다”고 전했다.
코코아 가격은 앞으로 더욱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작황 악화로 공급은 줄고 있는데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
국제코코아기구(ICO)는 올해 전 세계 코코아 재고량이 전년대비 14만6000t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열대농업연구센터(CIAT) 역시 2050년까지 현재 카카오 재배량이 최대 50%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세계 초콜릿 시장은 2020년 약 1조3000억 달러에서 2025년 1조6000억 달러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코아 가격이 초콜릿 가격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려면 기존 재고 소진 등 시차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난 3년간 역사상 유례가 없을 정도로 코코아 가격이 치솟은 만큼 장기화한다면 제과뿐 아니라 식품업계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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