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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 아니면 돼”… ‘상폐’ 소리바다, 롤러코스터 타는 이유는

이정현 기자I 2022.09.01 04:22:00

정리매매 시작 후 90% 폭락, 다음날 115% 급등 '오락가락'
가격제한폭 없는 점 노리고 단기차익 기대 투기자금 유입
대부분 최종일 종가 100원 아래, 폭탄 돌리기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상장폐지를 앞둔 소리바다(053110)가 극심한 변동성 속에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가격 제한폭이 없는 정리매매 단계에서 투기성 단기매매 위주 자금이 유입과 유출을 반복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이른바 단타족의 표적이 됐다는 것인데 매매타이밍을 잡기 어려워 ‘급등세’만 보고 접근했다간 손실을 볼 가능성이 크다.

31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소리바다는 전거래일 대비 189원(-22.24%) 내린 661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소리바다는 거래정지가 풀리고 정리매매가 시작된 29일 3565원(-90.03%) 급락한 395원에 거래를 마쳤으나 다음날 455원(115.19%) 급등했다. 정리매매 3거래일을 맞아 변동폭을 줄이긴 했으나 여전히 불안정한 모습을 이어갔다.

정리매매는 상장폐지가 결정된 주식에 대해 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마지막으로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제도다. 상장폐지로 장외주식이 되면 투자금 회수가 어려운 만큼 정리매매 기간 주가 하방이 자연스러우나 상한가와 하한가 등 가격제한폭이 없는 점을 노리고 단기차익을 노린 자금이 유입되기도 한다. 물량이 많지 않아 적은 물동량으로도 주가를 쉽게 움직일 수 있는 것도 이유다.

소리바다의 최근 급등락 역시 투기성 매매 성격이 짙다는 게 증권가의 시선이다. 간혹 재상장 가능성을 노리고 정리매매에 접근하기도 하나 상장폐지 후 재상장에 성공한 기업은 손에 꼽는다. 또한 재상장에 성공한다고 해도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 이상 걸리곤 했다.

자진 상장 폐지한 맘스터치를 제외하고 올들어 상장 폐지한 종목은 대부분 정리매매 마지막 날 100원 아래에서 거래를 마쳤다. 4월 상장 폐지한 현진소재는 14원, 6월 퇴출된 에이치엔티일렉트로닉스는 25원이 최종일 종가다.

증권가 관계자는 “상장폐지한다고 해서 기업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나 소리바다는 회생가능성이 낮은 데다 장외거래도 힘들 가능성이 크다”며 “단기차익을 노렸다간 큰 손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른바 상장폐지 폭탄 돌리기의 마지막 주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소리바다는 지난 5월31일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감사의견 거절로 상장폐지가 결정됐다. 정리매매는 오는 6일까지 진행되며 7일 상장 폐지된다.

소리바다는 1998년 설립돼 2001년 코스닥에 상장됐다. 음원 스트리밍과 다운로드 서비스,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디지털컨텐츠 전문기업으로 MP3 음원 공유로 전성기를 누리다 저작권 침해 및 음원 스트리밍 시대가 열리면서 하락세를 걸었다. 근 2년간 최대주주가 다섯 번 바뀌는 등 경영권 분쟁도 잦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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