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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생확대경]가장 적은 인원으로 쏘는 '누리호'의 메시지

함정선 기자I 2022.06.09 05:00:00

누리호 발사 성공 시 ''가장 적은 인원으로 성공한 사례''
그만큼 우주 관련 인력 양성 부족했다는 평가
기업 1000조 쏟는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산업
정부 주도의 ''백년지대계'' 인력 양성 필요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누리호 2차 발사가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다. 이번 발사에 성공하면 우리나라는 자력으로 1톤(t)급 위성을 실은 발사체 발사에 성공한 7번째 국가에 이름을 올리는 등 다양한 기록을 쓰게 된다.

그 중 눈길을 끄는 내용이 있다. 바로 세계에서 가장 적은 인력으로 발사체를 성공한 사례를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누리호 개발과 발사에 참여한 인원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민간 업체를 포함해 약 1000명에 불과하다.

대단하면서도 동시에 씁쓸한 기록이다. 들여다보면, 적은 인원으로도 발사체에 성공할 만큼 우리나라의 우주 기술이 뛰어나다고 자부할 상황이 아니어서다. 오히려 우주 강국을 꿈꾼다면서 관련 인력을 제대로 양성하지 못한 현실을 숫자로 여과 없이 보여준 초라한 현실인 셈이다.

우리보다 앞서 자력으로 발사체를 쏘아 올린 기술을 보유한 중국만 해도 인력 양성에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우주 산업에 투입된 인력이 3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중국에서는 이를 두고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온다고 한다.

지난해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한 드라마에서는 우주항공연구원인 남자 주인공이 돈 때문에 금융권으로 이직하려는 이야기가 그려지기도 했다. 해당 주인공이 미국에 비해 수년 뒤처진 중국의 우주항공 기술을 언급하며 결국 연구원으로 남는 내용도 담겼다. 연구원의 중진들이 후배들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장면도 있다.

중국이 방송 규제 당국인 광전총국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의 내용을 철저하게 검열하는 것을 고려할 때, 해당 내용이 그대로 전파를 탄 것을 보면 오랜 기간 우주 인력을 육성해온 중국마저도 인력 양성과 지원 확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는 점을 엿볼 수 있다.

누리호 막바지 점검 작업(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우리나라의 경우 우주연구원과 금융권을 두고 고민하는 인력이 나올 상황에도 가지 못했다. 우주 관련 예산이 턱없이 부족하다 보니 전문 인력을 확대할 기반도 제대로 마련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서다. 국내 우주 관련 예산규모는 러시아와 중국 등과 비교해 최저 수준인 국내총생산(GDP)의 0.04%에 불과하다.

최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총합이 1000조원이 넘는 중장기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기업들이 투자를 집중하는 분야는 항공우주를 포함한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산업이 중심이다. 이는 곧 미래에 어떤 산업이 핵심으로 떠오를 것인지, 세계 시장에서 어떤 기술이 중요해질 것인지 준비할 수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고 한다. 미래를 내다보고 세우는 장기의 계획이라는 얘기다. 산업은 민간이 주도로 이끌어갈 수 있다. 그러나 인력의 경우 얘기가 다르다. 기업이 필요한 분야만 육성해서 될 일이 아니다.

중국은 이미 십여 년 전부터 광산 전문가를 키워오며 원자재 대란에 대비했다는 얘기가 있다. 이 때문에 아프리카의 코발트 등 배터리 핵심 광산의 대부분이 중국의 손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우리도 이 같은 미래 산업에 대한 인력 육성을 서둘러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과 전략, 정책이 시급하다.

누리호 2차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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