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법원은 과거 잘못된 판결로 윤 씨가 옥고를 치르게 된 점에 대해 사과했고, 이로써 윤 씨는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참혹하게 살해한 강력 범죄 자라는 오명을 뒤늦게나마 떨쳐내게 됐다.
윤 씨가 무죄를 선고받는 순간 재판정에선 박수가 터져 나왔다. 무려 32년 만에 누명을 벗은 윤 씨는 “앞으로 제가 하는 일에 저 같은 사람이 안 나오길 바랄 뿐이고 모든 공정한 재판이 이뤄지길 하는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후 윤 씨 변호인단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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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형사보상법에 따르면 형사보상금은 하루 기준 보상금 액수에 구금 일수를 곱해 책정한다. 하루 보상금은 무죄가 확정된 연도의 최저 일급(8시간 근무 기준) 최대 5배까지 가능하며, 올해 최저 시급인 8590원으로 환산하면 하루 최대 34만 3600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윤 씨가 억울하게 복역한 기간은 무려 19년 6개월이다. 실제 복역은 7100일 남짓하지만, 산재보상 산정 월평균 가동일수인 월 22일로 보상금을 추산하면 윤 씨는 최대 17억 6000여만 원의 보상을 받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밖에도 윤씨는 수사 과정에서 불법 구금과 고문 등을 당한 사실이 인정됐기 때문에 국가를 상대로 정신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법조 관계자들은 윤 씨가 형사보상금에 더해 정신적 손해배상까지 청구할 경우 20억 원에서 40억 원가량을 보상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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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9월 윤 씨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100억 원, 1000억 원을 준다 한들 내 인생과 바꿀 수 있겠나”라며 “만약 ‘20억 원을 줄 테니 감옥에서 20년을 살라’고 하면 살 수 있겠나. 보상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게 싫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춘재 연쇄살인 8차 사건은 1988년 9월 16일 경기 화성군 태안읍 진안리 한 집에서 13세 여아가 성폭행당하고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이다.
이듬해 범인으로 검거된 윤씨는 자백해 1심에서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이후 윤 씨가 “경찰의 강압 수사로 허위 자백을 했다”며 혐의를 부인했으나 2심과 3심 재판부는 이를 모두 기각했다.
20년을 복역한 뒤 2009년 가석방된 윤 씨는 이춘재의 범행 자백 이후인 지난해 11월 법원에 재심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