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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당국, `7조원 돈세탁` 대형 디지털통화업체 폐쇄

이정훈 기자I 2013.05.29 06:53:25

코스타리카 소재 리버티리저브..창업주 등 5명 체포
금융정보 수집 않고 신원 은폐 도와..60억불 돈세탁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미국 사법당국이 전세계 범죄자들이 60억달러(6조8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자금을 세탁하는데 도움을 준 디지털 통화 송금업체를 폐쇄하고 관계자들을 체포했다.

디지털 통화(digital currency)는 인터넷상에서 송금과 사용이 가능한 화폐로, 현금과 교환이 가능하면서도 세금을 전혀 내지 않는다. 대표적인 디지털 통화가 잘 알려진 비트코인(Bitcoin)이지만, 이번에 문제가 된 디지털 통화는 비트코인과는 무관하다.

미국 당국은 28일(현지시간) 은행 해킹용 소프트웨어와 아동 포르노 등과 관련된 범죄자들의 불법자금을 돈세탁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혐의로 코스타리카에 기반을 둔 디지털 통화 송금업체인 리버티 리저브를 뉴욕 남부지방법원에 기소했다.

기소장에서 당국은 “최근 전세계 사이버 범죄자들이 불법 활동에 따른 자금을 배분하고 축적하며 세탁하는데 리버티 리저브를 주로 활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르면 리버티 리저브는 현재 코스타리카는 물론이고 미국 뉴욕, 스페인 등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이용자는 100만명 이상이다. 미국에서만 20만명 이상이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리버티 리저브에서 사용되는 통화 단위는 ‘LR’로 통칭된다.

이용자들은 이름과 주소, 생년월일만 알려주는 간단한 방법으로 리버티 리저브 계좌를 열 수 있으며, 이 계좌는 이들이 제공하는 개인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계좌를 오픈한 사용자들은 현금을 사용해 제3의 환전상으로부터 LR을 구입할 수 있다. LR을 대량으로 거래하는 환전상들은 LR을 현금과 교환해주고 수수료를 받는다. LR은 이용자들 사이에 양도 가능하며, 제3의 환전상을 통해 세계의 여러 지역에서 현금화할 수도 있다.

미 사법당국은 리버티 리저브가 제3자 환전상들로부터 어떠한 금융 및 거래 정보도 수집하지 않는 방식으로 돈 세탁을 도왔다고 보고 있다. 리버티 리저브는 연간 1200만건의 금융거래를 처리해왔으며 지난 2006년 영업을 시작한 이래 60억달러 이상 범죄자들의 수익금을 세탁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LR 이용자들이 거래할 때 그들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리버티 익스체인지 계좌 번호를 숨기는 것을 허용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사법당국은 회사 폐쇄 뿐만 아니라 관련 은행 계좌와 인터넷 도메인 등을 모두 압수하고 회사의 설립자인 아서 버도브스키 등 회사 임직원 5명을 체포했다. 또 현재 코스타리카에서 도피중인 직원 2명도 함께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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