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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심장]선천성심장병 환아도 안나푸르나 등정 성공

이순용 기자I 2024.03.10 07:45:34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부장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부장]신생아 중 선천성심장병에 단심실로 태어나는 아이가 있다.

지난달 2월 초순에 한국선천성심장병 환우회가 주관하는 선천성심장병 환자 및 보호자와 의료진이 함께하는 히말라야 등반 원정대가 4130m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해발 4130m는 정상 심장을 가진 사람도 산소 부족으로 고산병이 나타날 수 있는 고지대인데 환자들 중에는 단심실로 태어나 수차례 수술을 거친 환자를 비롯하여 5명 모두 복잡선천성심
부천세종병원 소아청소년과 진료부장
장병을 수술로 치료받은 경우인데 모두 아무 탈 없이 등정에 성공해 흔히 사회에서 선천성심장병 하면 정상인과 크게 다를 것이라는 편견을 여지없이 부수면서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쾌거는 선천성심장병 환자들 뿐만 아니라 그들의 부모들에게도 큰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지난번 연재에서 소개한 중국 연변의 단심실 소녀와는 사뭇 다른 건강 상태를 보이는 것은 세계적으로도 최고의 수준을 보이는 국내 선천성심장병 담당 의료진의 지극한 노력의 산물이다.

심장은 우리 몸에서 펌프 역할을 하는 기관으로 구조를 보면 2심방 2심실로 되어 있고 우심실은 폐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하고 좌심실은 전신으로 혈액을 보내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단심실로 태어난 경우는 단심실이 폐순환과 전신순환을 모두 맡아야해서 적기에 단계적인 수술적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활동이나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게된다. 과거 1980년대 이전에는 이런 환자들이 사춘기까지 생존할 수 있는 경우가 15% 정도 밖에 안되었었지만 1990년대 지나면서 치료 방법이 개선되면서 이제는 85% 이상에서 생존 가능하며 아울러 정상인과 큰 차이 없는 운동 능력을 갖고 일상생활을 할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

국내의 선천성심장병 환자에 대한 전체적인 통계는 없어 부끄러운 일이지만 단심실 환자는 소아심장학회에서 특별히 관리하면서 환자들의 여러 의학적 소견들을 통계적으로 잘 정리하여 이들에게 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 노력하고 있다.

국내에 단심실로 진단받아 소아심장학회의 레지스트리에 등록된 환자 수는 1,700여명이며 새롭고 유익한 진단 및 치료법들을 국내의 선천성심장병센터끼리 서로 공유하며 양질의 진료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이 과거에는 불치의 병으로 여겨졌던 질환들이 의학의 발달로 치료 성적이 나날이 좋아지고 있음은 분명한 사실이다.

따라서 현재의 의학수준으로 치료가 어려운 질환들도 포기하지않고 오늘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다 보면 가까운 미래에 획기적인 치료법이 소개되면서 수명의 연장 뿐만이 아니라 삶의 질도 좋게 할 수 있음을 확신하면서 희망의 끈을 놓는 일이 없어야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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