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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연이은 중동 쾌거, 위기 돌파 견인차 삼아야

논설 위원I 2023.01.18 05:00:00
아랍에미리트(UAE)가 한국에 300억달러(37조 2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정상회담을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 후 발표된 공동성명에서 “UAE 정부는 한국 경제의 견고함과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신뢰에 기반해 한국의 전략적 분야에 30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이은 중동 쾌거다. 지난해 11월에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방한해 네옴시티 사업과 관련해 우리 기업인들과 40조원에 달하는 20여건의 경협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네옴시티 사업은 사우디 사막 지대에 총투자비 5000억달러(660조원)를 들여 초대형 미래 신도시를 건설하는 사업이다. 이로부터 두 달도 안 돼 이번에는 UAE에서 중동 금맥이 터졌다. 총투자액이 37조원으로 영국(15조원)이나 중국(6조원)과 합의한 것보다 월등히 많은 규모다. 투자 대상은 원전·방산·모빌리티·우주·인공지능(AI)·기후변화 등 미래산업 분야에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 UAE가 이런 대규모 투자를 선뜻 결정한 것은 한국형 원전 수출 1호인 바라카 원전 사업의 성공적 수행을 통해 다져진 한국과 한국기업들에 대한 깊은 신뢰가 바탕이 됐다고 한다.

연이은 중동 쾌거는 오일달러에 목마른 국내 기업들에 또 한번의 특수 기회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은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 때 국제유가가 급등해 경제가 위기를 맞자 국내 건설사들의 중동 진출을 성사시켜 특수를 창출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한 경험이 있다. 당시 건설사들이 공기 단축을 통해 벌어들인 오일달러는 바닥을 드러낸 외환보유액을 메우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뿐만 아니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작업을 성실히 수행하는 한국 근로자들의 불굴의 의지가 더 많은 대형사업을 안겨 주었다.

올해 세계경제는 극심한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국내적으로도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 불황 속에 수출마저 맥을 못추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사우디에 이은 UAE 대규모 투자 유치는 한국경제 위기 극복에 활력소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재계가 힘을 모아 제2 중동특수 실현에 총력을 기울여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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