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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상 "기존에 볼 수 없던 역동적인 '조각' 연출해봤죠"

이윤정 기자I 2022.03.08 05:00:00

'아워세트: 아워레이보X권오상'
9세트 구성…"전 연령대 관람 가능"
5월 22일까지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

[이데일리 이윤정 기자] “평소에는 조각가의 조각품이라는 걸 강조했다면, 이번에는 그런 틀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작품을 전시해봤어요. 단순히 쇼룸에 있는 자동차를 보여주는 게 아니라 거기에 관련된 음악, 조명의 방향까지도 역동적인 표현에 중점을 뒀죠.”

사진과 조각, 그리고 공간의 경계는 어디일까. 조각가 권오상과 크리에이티브 그룹 아워레이보가 만나 창의적이고 색다른 전시를 선보인다. 오는 5월 22일까지 경기도 수원시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광교에서 열리는 ‘아워세트: 아워레이보X권오상’을 통해서다. 아트스페이스 광교 미술관의 개관 3주년 기념전이다.

권오상 작가는 7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전시의 모든 공간을 아워레이보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완성했다”며 “기존에 생각했던 것과는 다른 작품, 일반 미술관에서 볼 수 없었던 공간들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오상 작가(사진=수원시립미술관).
이번 전시는 촬영세트장을 연상케하는 총 9개의 세트로 구성됐다. 세트1은 모터쇼 쇼케이스 현장으로 유명 슈퍼카 엔초 페라리와 부가티 베이런을 본뜬 ‘더 스컬프쳐 3·4’를 만나볼 수 있다. 두 대의 자동차는 작가의 손자국을 담은 울퉁불퉁한 표면을 갖고 있지만, 검은색 카펫 위에 전시돼 슈퍼카로 인식되도록 유도한다. 세트2에서는 권오상의 대표적인 사진 조각 연작인 데오도란트(사진을 이어붙여 만든 입체영상) 타입의 ‘넵튠’을 비롯해 ‘루비 나이키 배이프’ 등을 통해 패션쇼의 한 장면을 연출한다.

세트3은 데오도란트 타입의 ‘비스듬히 기대 누운 남자’를 아워레이보가 제작한 압축 스티로폼 위에 놓아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델처럼 보이도록 했다. 세트4에서는 미국의 조각가 알렉산더 칼더(1898∼1976)의 모빌을 권오상의 방식으로 오마주한 ‘붉은 셔츠와 휘슬, 칼더의 서커스’를 선보인다. 권 작가는 “사진조각의 경우 1998년부터 시작해서 20년 넘게 작업을 해왔다”며 “근래 어느 전시에서도 볼 수 없을 만큼 많은 사진조각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워세트: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의 세트1(사진=수원시립미술관).
세트5에서는 2020년 겨울 한 백화점 쇼윈도에 설치됐던 ‘또 다른 즐거운 곳으로 여행’ 작품을 아워레이보와 함께 새롭게 선보인다. 세트6은 ‘작은 종잇장이라도 공간을 차지하며 혼자 설 수 있다면 조각’이라는 개념을 담은 연작 ‘더 플랫 The Plat’이다. 보석, 시계 등 인테리어 잡지의 이미지를 차용해 조각의 새로운 세계를 맛보게 한다.

세트7에는 크로마키(화면 합성 기술)처럼 보이는 녹색을 배경으로 ‘뉴 스트럭쳐 17’을, 세트8에는 타워형 구조물 안에 미니카 99대를 전시해놨다. 세트9에서는 자작나무 위에 이미지가 담긴 나무판을 쌓아 올리는 ‘릴리프’ 연작을 선보인다. 서로 연결성이 없는 이미지를 중첩해 콜라주(헝겊, 상표, 비닐 등을 붙여 화면을 구성하는 시각예술)와 같은 독특한 분위기를 형성한다. 그는 “벽면에 낙점처럼 보이는 동그라미 무늬를 넣는 등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노력을 많이 했다”고 부연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오는 부모를 위해 직접 조각품을 만들어볼 수 있는 상설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권 작가는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전시를 구성했다”며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도 전시를 즐겼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아워세트: 아워레이보X권오상’ 전의 ‘뉴 스트럭쳐 17’(사진=수원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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