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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떠나는 제주 여름휴가... 바다와 숲 그리고 깨우침이 있는 곳

강경록 기자I 2013.07.31 06:00:00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수조에 들어가 돌고래와 직접 만져
아이와 함께 샤려니 숲길 걸으며 오손도손 못다한 이야기도 해보고
인간의 이기로 훼손되어 가는 구럼비바위도 보고

여행객이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한화아쿠아플라넷 제주 앞 해변에서 승마체험을 하고 있다.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지루한 장마도 끝이 보입니다. 이 지루한 기다림이 지나면 진짜 여름이 시작되겠지요. 그 때 쯤이면 그동안 기다려온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됩니다. 하지만 부모들에게는 이 시기가 가장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습니다. 길지 않은 휴가와 만만치 않은 비용도 걱정이지만 함께 떠날 아이들과의 동행은 휴가계획을 세우기가 어렵게 만듭니다. 제주도는 이런 고민을 해결해 줄 수 있는 최적의 여행지입니다. 편하고 가깝기도 하거니와 우리네 정서와 언어, 그리고 음식까지 제주도는 여러모로 꽤 괜찮은 여행 목적지입니다. 더군다나 해외의 유명 관광지 못지 않은 풍광을 자랑한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요. 눈 앞에 펼쳐진 해양생물들과 교감하며 자연을 벗삼아 숲의 향기를 느낄 수도 있고, 올레 7코스의 끊어진 길 위에 서서 구럼비의 마지막 모습을 마음으로 담아 봅니다.

가족 여행객들이 한화아쿠아플라넷에서 관람 후 즐거운 오후를 보내고 있다.
▲해양생물들과 교감할 수 있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

제주도는 해양 생물들의 보고다. 하지만 물 속이 아닌 곳에서 해양생물을 관찰하기란 쉽지 않다. 국내 최대이자 동아시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아쿠아리움이라고 하면 해양 생물을 볼 수 있고 돌고래 등의 해양생물들의 공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이 곳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다르다. 해양 생물들이 사는 곳을 직접 들어가 동물들을 만지며 교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바로 씨워크(Sew Walk)프로그램이다. 씨워크란 해저면을 걷는다는 뜻으로, 메인수조에 직접 들어가 바닷속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산소통과 마스크, 다이빙복 등 전문 장비를 착용한 후 전담 스킨스쿠버 강사에게 1시간 동안 안전교육 등을 비롯한 모든 교육을 받고 입수하게 된다. 혹시 모를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구명시설은 물론, 체험자와 강사가 1:1로 배정되어 있어 더 안전하게 바닷 속 체험을 즐길 수 있다. 쉽게 볼 수 없는 메가오리, 너스샤크, 기타피쉬 등 약 50여종 5000여 마리의 물고기를 만나 볼 수 있다. 가격 또한 저렴하다. 1인당 13만9000원으로 아쿠아플라넷 제주 입장권이 포함된 가격이다. 하루 네차례 진행되기 때문에 예약은 필수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서는 해양생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거나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수조 속에 직접 들어가 바닷속을 직접 체험하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씨워크 프로그램. 2시간 정도 전담 스킨스쿠버 강사에게 교육을 받은 후 입수할 수 있다.


아쿠아플라넷 제주는 특별한 하루를 보내고 픈 이들을 위해 VIP투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VIP투어는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살고 있는 귀여운 해양동물을 직접 만져보거나 먹이를 줄 수 있는 생태교육 프로그램. 전담 도슨트와 함께 한화 아쿠아플라넷 제주의 동물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잇으며, 작은발톱수달과 정어리에게 직접 먹이를 줄 수 있는 기회도 있다. VIP투어의 백미는 아쿠아플라넷 제주에 살고 있는 큰돌고래 6마리와 교감하는 돌고래 교감 프로그램이다. 자폐아동을 치료하는 시도에서 출발해 현재 미국과 홍콩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이 프로그램은 단순히 돌고래를 만지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닌 돌고래와 교감을 나누는 프로그램이다. 20분간 진행되는 돌고래 생태설명과 자연보호 프로그램이 포함되어 있어 돌고래가 어떤 동물인지, 그리고 왜 인간이 돌고래를 보호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알 수 있다. 2시간 정도 소요되며 참가비는 6만원이다. 입장권 가격도 포함이다.

제주도 사려니 숲길. 붉은 오름 으로 가는 입구 초입에 좌우로 길게 펼쳐진 편백나무 숲길.
▲ 영혼까지 맑아지는 평화롭고 아늑한 사려니 숲길

휴가라고 해서 마냥 먹고, 놀고, 쉬는 것만이 좋은 여행은 아니다. 아이들과 함께라면 부모들은 더욱 그렇다. 이왕이면 도심에서 할 수 없는 것들을 해 보는 것은 어떨까. 제주로 왔다면 역시 한라산이 가진 숲을 보여주는 것도 아이들의 정서상 좋을 것이다. 제주의 여름은 후덥지근하기에 조금만 걸어도 온 몸에서 땀이 비오듯 흐르지만 한라산 중턱 쯤 올라 숲길을 오르면 그나마 시원함과 상쾌함 마저 느낄 수 있으니 아이와 함께 걸어봄직하다.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한라산 중턱에 있는 샤려니 숲길이 바로 그런 길이다. 샤려니 숲길은 제주시 봉개동 절물오름 남쪽 비자림로에서 물찻오름을 지나 샤려니 오름까지 이어지는 약 15km의 숲길을 말한다. 해발 500~600m에 위치하고 있어 제법 시원한 기운이 흐르고 숲길은 완만한 평탄지형으로 주변에는 물찻오름을 비롯한 여러 오름들이 분포되어 있다. 함께 동반한 아이들과 한담을 나누며 걷기에도 좋다. 붉은 오름 입구에서 아름다운 숲길로 들어서면 좌우로 길게 늘어진 편백나무 숲에서 상쾌한 내음이 폐부 깊숙이 들어옴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한참을 걷다보면 마음이 비워지고 머리가 맑아온다. 그리고 천천히 아이들과 함께 숲의 기운을 느끼고 걸어보면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못다한 이야기도 오손도손 나눠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들어 제주도는 사려니 숲을 숲 가꾸기 사업, 임산물 생산, 산불예방 등의 공익적 관리의 필요성과 숲길을 이용한 산림치유, 산림건강 그리고 자연학습활동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면서 샤려니 숲길을 조성, 여행객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는 날에도 샤려니 숲길은 울창한 숲에 가려 상쾌함이 감돈다.


강정마을의 평화책방.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마을 주민들이 모여 만든 책방 겸 찻집이다.
평화책방의 내부 모습. 강정아이들을 위한 맡겨두는 차가 지난 6월 40만4000원이 모금됐다.
강정마을의 구럼비 바위는 높은 철책으로 2011년부터 막혀 있다. 이제는 다시 볼 수 없을 구럼비바위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이 마을을 비롯해 여기저기서 활발히 일어나고 있다.
▲구럼비 바위를 지켜주세요. 강정마을

해변을 따라 나 있는 올레길도 걸어봄직하다. 이왕이면 제주 강정마을 앞바다에 나 있는 올레 7코스길을 걸어보기를 추천한다. 올레 7코스는 아름답기로 유명했다. 올레꾼들이 여전히 기웃거린다. 하지만 그 길은 지난 2011년 부터 막혀 있다. 바로 해군기지 건설 때문이다. ‘강정천~구럼비 바위~강정포구’로 이어지는 약 2km 바닷가 일대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일강정 최고의 풍경이었던 구럼비는 물론이고, 그곳에 공생했던 붉은발말똥게, 맹꽁이, 동남참게, 층층고랭이 그리고 그 앞 바닷물 속을 황홀하게 수놓았던 연산호까지 아마도 다시 보기 힘든 우리의 소중한 자산일지도 모른다. 강정은 2002년부터 추진되어 지정된 등재된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경관보전지구 1등급지역이다. 또한 천연기념물 연산호 군락을 위한 문화재 보호구역이며 멸종위기종의 대규모 서식지이자 역사 유물 산포지다. 이 말인 즉슨, 그만큼 소중하기에 후손을 위해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유산이라는 뜻이다.

예전에는 아기자기한 아름다운 길과 오솔길을 따라 걷다보면 거무스레 해변가에 널려있는 커다란 구럼비 바위를 보며 언제든 다시 와 볼 수 있는 그런 곳인 줄만 알았다. 하지만 이제 완전했던 구럼비는 이제 볼 수 없을 것이다. 비록 완전하진 않지만 구럼비의 존재만큼은 지켜주고 싶다. 그리고 이런 노력들을 우리 아이들에게 꼭 들려주고 싶을 뿐이다. 물론 어른들이 이야기하는 정치적인 의미들은 제외하고도 말이다. 올레꾼들은 강정천 앞, 끝난 길 앞에 우두커니 멈춰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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