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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S 빠진 빈자리 '방카'로…은행, 판매 드라이브 '글쎄'

송주오 기자I 2024.02.20 05:00:13

은행 예금보다 금리 높고 원금 보장되는 방카 주목
IFIR17 도입 탓에 저축성 상품 위주 방카 확대 한계
4대 은행 방카 뒷걸음질…방카 수수료 4006억→3353억
"방카로 ELS 빈자리 대체하기 쉽지 않아"

[이데일리 송주오 기자] 은행이 주가연계지수증권(ELS)의 빈자리를 메울 대체 상품으로 방카슈랑스(은행연계보험) 판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홍콩H지수 기초 ELS 상품의 손실 논란으로 원금 손실형보다 원금을 보장할 수 있으면서 예금보다 수익은 높은 상품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다. 다만 방카슈랑스 상품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IR17)에서 불리한 저축성 보험 위주인 탓에 보험사에서도 방카슈랑스 상품 판매에 소극적이다. 은행이 ELS를 대체할 상품으로 방카슈랑스를 꼽고 있지만 ELS를 대체하기 어려워 비이자 이익을 담당할 상품으로 자리잡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은 방카슈랑스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ELS 판매 중단 이후 방카슈랑스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도 “투자 상품 자체를 권유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방카슈랑스가 예금보다 금리 수준이 높아 고객들에게 투자 포트폴리오로 짜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3년 8월 도입된 방카슈랑스는 은행의 대표적인 비이자 이익 상품이다. 보험상품을 은행 창구에서 고객에게 판매하고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도입 이후 1~3단계까지 단계별로 보험상품의 종목을 확대했지만 종신보험과 자동차보험 허용을 골자로 한 4단계 시행 방안은 논란 끝에 유보된 바 있다.

은행권이 방카슈랑스에 주목하고 있지만 판매 확대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이는 실적으로도 증명된다. 4대 시중은행(KB·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수수료는 335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22년(4006억원)과 비교해 16.3% 감소한 규모다.

여기에 저축성 보험을 부채로 인식하는 IFIS17 도입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방카슈랑스에서 판매한 보험 신계약은 2만 655건(79억5600만원)에 달했지만, 같은 해 12월에는 1만 2182건(56억1800만원)으로 41% 급감했다. 지난해 4월 IFIR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이 저축성 보험 판매를 줄인 탓이다.

대신 보험사는 보장성 보험을 강화하는 추세다.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단기납 종신보험도 보장성 보험의 일종이다. 보장성 보험은 IFIR17에서 수익으로 인식된다. 이에 따라 보험사는 저축성 보험 상품 대신 보장성 보험 상품 개발과 판매에 힘을 쏟고 있다. ELS와 달리 만기가 길다는 점도 부담이다. ELS는 통상 만기가 3년이며 6개월마다 조기 상환의 기회도 부여한다. 이에 반해 방카슈랑스 상품은 납입기간만 최소 2년에서 최대 20년에 달한다. 여기에 높은 수수료도 상품 가격에 반영돼 있어 경쟁력이 떨어진다. A은행의 1년짜리 단기납 상품의 수수료율은 8.0%에 달한다.

이런 탓에 금융권에서는 공격적인 방카슈랑스 판매 전략에도 확대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ELS 판매 중단 이후 이를 대체할 상품이 방카슈랑스 외에는 마땅한 게 없는 게 사실이다”며 “IFIR17 도입으로 회계 기준 때문에 새로운 저축성 보험 상품이 출시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방카슈랑스로 ELS의 빈자리를 대체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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