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38커미니케이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이날 8만1500원에 거래됐다. 발행주식 수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33조3865억원에 달한다. 4대 금융지주 중 시가총액이 가장 큰 KB금융(21조5389억원)을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상장을 앞두자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가 과대평가됐다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는 은행이고 다른 국내 은행과 마찬가지로 은행법이 요구하는 규제를 충족하며 영업해야 한다”며 “기존 국내 은행과 차별화한 비은행 서비스로의 확장이 어렵다는 의미다”고 설명했다.
실제 희망공모가로 추산하면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국내 4대 금융지주(0.28~0.46배)보다 훨씬 높은 3.04~3.34배 수준이다. 공모가 산정을 할 때 비교군을 국내 4대 금융지주가 아닌 스웨덴 디지털플랫폼 노르드넷, 미국 소매여신 플랫폼 로켓컴퍼니, 브라질 결제서비스사 패그세구로 등에서 따왔기 때문이다. 증권가는 카카오뱅크가 은행이라는 본질을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인데, 비교군 설정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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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중저신용자의 대출을 확대할 경우, 자칫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이미 카카오뱅크는 고신용자에 대한 대출을 줄이고 있다. 이병건 DB금융투자 연구원은 “IPO를 통해 2조10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면 대출을 더 늘릴 수 있지만 중 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높이면 2021~22년 여신성장률이 하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희소성마저 점점 하락할 수 있다. 지난 5월 금융지주사 8곳은 은행연합회를 통해 인터넷은행 설립을 원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 ‘은행업 경쟁도평가’를 실시해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시 효과나 추가 인터넷은행 인가 필요성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만일 ‘신규 진입이 필요하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진입은 가속화할 전망이다.
물론 기대감도 여전하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7월 출범한 이후 카카오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빠르게 자리 잡았다. 은행 모바일앱 활성사용자(MAU) 기준 1위를 차지했고,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동안 연평균 120% 이상 성장했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금융지주들이 인터넷은행에 뛰어들겠다고 하는 것도 카카오뱅크가 성공했고, 엄청난 영향을 줬기 때문”이라며 “금융권 메인 플레이어라는 입지나 카카오라는 플랫폼을 통해 확장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카카오뱅크는 이달 26~27일 공모주 청약을 거쳐 8월 5일 코스피에 입성한다. 카카오뱅크의 총 공모주식 수는 6545만주, 공모 금액은 2조1598억~2조5525억억원이다. 공모가 예상 밴드를 적용하면 시가총액은 최소 15조7000억원, 최대 18조5000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