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밀양’(2007년 作), ‘박쥐’(2009년 作), ‘기생충’(2019년 作) 세 작품은 프랑스 칸 영화제 수상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 세 작품의 또다른 공통점은 배우 송강호가 출연했다는 것.
지난해 5월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칸 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자 충무로(영화계를 지칭하는 대명사)에는 “배우 송강호가 칸 폐막식에 가면 상을 받는다”라는 속설이 생겨났다.
|
칸 영화제 개막식부터 폐막식 일정까지 마친 송강호는 전도연, 이창동 감독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세 사람은 취재진을 향해 환하게 웃으며 수상의 기쁨을 즐겼다.
2009년 송강호는 ‘박쥐’(감독 박찬욱)로 다시 칸에 입성했다. 송강호를 비롯해 박찬욱 감독, 배우 김옥빈, 신하균, 김해숙 등 ‘박쥐’ 출연 배우들은 칸 레드카펫을 밟고 폐막식까지 함께 했다. 당시 ‘박쥐’는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10년 후 송강호는 지난해 5월 기생충과 함께 칸에 입성했다. 이번에도 통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 폐막식에서 최고 영예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사실 이때 송강호는 폐막식까지 있을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혹시 수상할지 모른다는 희망에 일정을 바꿨고, 결국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 감독을 직접 축하해줄 수 있었다.
|
세 번의 참석, 세 번의 수상으로 송강호는 ‘수상요정’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송강호가 칸 경쟁 부문에 진출했을 때 반드시 상을 받는다”, “송강호가 칸 폐막식에 가면 상을 받는다”라는 말이 속설로 자리 잡았다. 참고로 칸 영화제는 수상 결과를 미리 알려주지 않는다.
송강호 역시 알고 있다. 그는 수상 직후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제가 받은 건 아니지만 운 좋게 칸에 경쟁 부문으로 진출한 세 번 모두 상을 받았다”라며 “(제가 칸 영화제 폐막식에 가면) 상을 받는 전통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었는데, 이번에는 전통이 이어지는 것뿐만이 아니라 제대로 터져버리지 않았나”라고 기뻐했다.
칸 영화제는 경쟁 부문과 비경쟁 부문으로 나뉜다. 경쟁 부문에 초청된 작품들만 폐막식 때 황금종려상을 놓고 겨룬다. 송강호가 출연한 ‘괴물’(감독 봉준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감독 김지운)도 과거 칸 영화제에 진출했지만 경쟁 부문이 아닌 각각 감독 주간, 비경쟁 부문으로 초청됐다.
한편 ‘기생충’은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상을 받았다. 무려 4관왕이다.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국제장편영화상까지. 물론 이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송강호는 봉 감독의 옆을 지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