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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치열해진 '탈모약' 시장…저가전략·제형변경 '승부수'

김지섭 기자I 2019.01.02 01:00:00

프로페시아·아보다트 등 오리지널 양대산맥
복제약 출시 국내사들 경쟁력 확보 나서
더유제약 ''모나페시아'' 초저가 전략에 일시 품절도
JW중외제약, 기존 연질캡슐 단점 개선한 ''제이다트'' 출시

한국MSD ‘프로페시아’(왼쪽)와 GSK ‘아보다트’ (제공=각 회사)
[이데일리 김지섭 기자] 복제약 출시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탈모치료제 시장에서 제약사들이 가격을 낮추는 전략과 함께 먹기 쉽게 형태를 바꾸는 방식 등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탈모치료제 시장은 그동안 한국MSD의 ‘프로페시아’(성분명 피나스테리드)가 지난 2008년 특허 만료 후 쏟아지는 복제약 속에서도 독보적인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2016년 또 다른 탈모치료제인 GSK의 ‘아보다트’(성분명 두타스테리드) 특허가 만료하면서 관련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양상이다.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탈모치료제와 관련, 오리지널 의약품을 포함한 피나스테리드 성분 제품은 154개, 두타스테리드 성분 제품은 62개가 현재 시중에서 판매된다. 국내에서 처방하는 먹는 탈모치료제는 이 두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과 이를 복제한 약이 대부분이다. 관련 시장은 연간 700억원 규모다. 이들 약은 탈모 원인인 ‘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DHT)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해 탈모 진행을 막거나 늦추는 기능을 한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탈모치료제 경쟁이 치열해진 현재도 전문의약품 부문에서는 프로페시아가 지난해 3분기까지 약 297억원의 누적 처방액을 기록하며 1위 자리를 이어갔다. 아보다트도 같은 기간 누적 처방액 2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6% 성장하며 선전하는 모습이다.

프로페시아의 경우 탈모약의 대명사처럼 굳어져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아보다트는 국내에서 한국인 대상 남성형 탈모치료제 임상에서 모발수 증가를 입증했고, 가격도 출시할 당시보다 절반 가까이 낮췄다. 가격을 낮췄음에도 처방액이 성장세라는 것은 그만큼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이라는 게 회사 측 입장이다.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탈모치료제는 제약사가 가격을 어느정도 책정할 수 있다. 때문에 2016년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의혹을 제기하며 제약사들을 조사하기도 했다. 그만큼 가격이 환자들에게 부담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복제약을 내놓는 회사들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을 더욱 낮게 책정한다. 심지어 피나스테리드 성분인 더유제약 ‘모나페시아’의 경우 저렴한 가격에 한 때 품절 사태를 빚기도 했다. 김민구 더유제약 대표는 “모든 제품을 초저가 전략으로 밀고 가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제품에 대해 저가를 책정한다”며 “현재까지 탈모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현대약품 ‘다모다트’, 알보젠코리아 ‘두타론’ 등도 저가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의약품 제형을 변경하는 방식으로 차별화한 경우도 있다. JW중외제약은 연질캡슐인 두타스테리드를 알약으로 만들어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해 7월 허가받은 ‘제이다트’는 알약이면서도 체내 흡수율을 연질캡슐인 아보다트와 같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입안·식도 등에 달라붙는 불편함이 없어 환자들의 복용 편의성을 높였다.

이 같은 장점으로 다른 제약사들도 JW중외제약에 ‘러브콜’을 보내, 현재 동아에스티(두타반플러스정)와 에이프로젠제약(두타브정), 대한뉴팜(엔피다트정) 등 10여개 제약사가 위탁생산을 맡겨 정제형 제품을 출시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출시 후 얼마되지 않았지만 제이다트는 기존 연질캡슐과 차별화한 장점으로 경쟁이 치열한 탈모치료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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