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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루밍족 잡아라" 중소기업, 남성용품 공략 '후끈'

김정유 기자I 2018.08.17 01:00:00

화장품 중심으로 남성용 소비시장 확대 추세
파이온텍, 남성용 브랜드 '유가이즈' 9월 론칭
고운세상코스메틱, 스타콜라보 등 남성용 화장품 '봇물'
하이모, 라쉬반 등은 2030남성용 가발 및 속옷 강세

가발 중소기업 하이모는 최근 20~30대 젊은 남성 고객들을 위한 가발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남성 모델이 하이모로 모히칸컷을 연출하고 있다. (사진=하이모)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외모에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면서 ‘그루밍족’(패션에 투자하는 남성들)을 타깃으로 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화장품 등 뷰티 분야 중소기업들은 최근 남성전용 브랜드를 새롭게 출시하는가 하면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으로 수요 창출에 나섰다. 남성들이 주요 소비층으로 올라서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중소기업들의 차별화 전략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바이오화장품에 주력하는 파이온텍은 다음달 1일 남성용 브랜드 ‘유가이즈’(UGUYZ)를 출시한다. 파이온텍은 피부 탄력을 높여주는 ‘펩타이드 에센스’로 2015년부터 150만병 이상의 판매를 이끌어낸 화장품 분야 강소기업이다. 그간 여성을 위한 화장품에 주력해왔던 파이온텍이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를 론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파이온텍은 최근 유명 예능프로그램 ‘나혼자 산다’를 통해 주목 받는 배우 이시언씨를 모델로 섭외, 방송광고까지 준비 중이다. 파이온텍은 유가이즈 광고·마케팅을 추석 이후인 오는 10월부터 추진할 방침이다. 파이온텍 관계자는 “피부타입에 맞는 고기능성 올인원 제품과 자외선 차단 기능이 있으면서 피부톤 보정과 수분 보충을 함께 해주는 ‘퍼펙트 프로텍터’ 등 피부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제품들로 구성했다”며 “평소 친근한 이미지의 배우 이시언씨를 모델로 발탁, 새로운 멋을 아는 남자로 변신한다는 콘셉트로 광고를 조만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마코스메틱(기능성화장품) 브랜드 ‘닥터지’를 운영하는 고운세상코스메틱 역시 남성 화장품 라인업 강화에 나섰다. 닥터지는 올 상반기 자외선 차단제 ‘쿨 모이스트 업’ 선스틱을 출시했다. 피부 이질감을 싫어하는 남성들을 타깃으로 한 제품이다. 앞서 고운세상코스메틱은 2015년 스킨과 로션을 결합한 남성용 ‘아쿠아 밸런스 올인원’ 제품을 출시했다. 지난해 말에는 군 장병들을 위해 ‘블랙 스네일 크림’을 출시, 군에 납품하는 등 남성용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더모코스메틱 브랜드 ‘닥터지’가 2015년부터 출시해 확대하고 있는 남성용 화장품 시리즈 ‘아쿠아 밸런스’.(사진=고운세상코스메틱)
스타콜라보 역시 올해 배우 다니엘 헤니와 함께 남성용 화장품 브랜드 ‘에이치로즈’ 론칭했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에 다니엘 헤니가 직접 출연, 에이치로즈 화장품을 간접광고(PPL) 방식으로 노출하는 등 마케팅도 본격화하고 있다. 에이치로즈는 자연 유래 성분을 함유해 피부 자극이 적고 모공을 막지 않으면서 피부를 가꿀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 같이 중소기업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는 것은 남성용 화장품 시장이 최근 급속도로 커지고 있어서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용 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1조 2800억원에서 오는 2020년 1조 4000억원 규모로 늘어날 전망이다. 견고하게 구축한 여성용 화장품 시장에 비해 남성용 시장은 새롭게 형성되는 만큼 제품과 기능에 따라 수요층의 유동성이 크다. 화장품 시장 후발주자인 중소기업들의 도전이 이어지는 이유다. LG생활건강(051900),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대기업들도 남성용 제품을 확대하는 상황이어서 향후 시장은 더 커질 전망이다.

화장품뿐 아니라 남성 고객들이 많은 가발업계에서도 연령층 파괴가 일어나고 있다. 가발 중소기업 하이모는 20~30대 젊은 고객들을 위한 제품 ‘이지헤어’, ‘시티맨’ 등을 최근 선보였다. 초기 탈모가 시작하는 젊은 남성을 대상으로 탈모 부분을 자연스럽게 숨기고 다양한 헤어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실제 하이모의 지난 3년간 20~30대 고객 비중은 전체의 24%를 차지할 정도로 최근 비중이 늘고 있다.

속옷업계에서도 남성용 바람이 불고 있다. 2013년 설립한 중소기업 라쉬반코리아는 지난해 매출 130억원을 올리며 5년 만에 ‘깜짝 성장’을 했다. 허벅지와 남성 주요 부위를 자연스럽게 분리해 땀이 차는 것을 방지해주는 기능이 차별점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방송인 이상민씨를 모델로 발탁, 마케팅에도 힘을 실었다. 현재 라쉬반코리아 속옷은 일본, 대만, 중국 등 해외에도 수출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남성들도 외모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투자하고 관리하는 추세”라며 “화장품을 중심으로 관련 제품 출시가 지속적으로 늘면서 앞으로 남성용 소비시장은 한층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라쉬반코리아가 유명 축구팀 ‘레알마드리드’와 제휴해 내놓은 남성용 언더웨어. (사진=라쉬반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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