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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에 늘어난 ‘카페·극장 피서족’…심야에도 매출 껑충

김태현 기자I 2016.08.11 05:00:00

폭염 피해 실내서 피서 즐기는 사람 늘어
카페 심야시간 매출 15~22%까지 크게 증가
극장도 폭염 특수..‘부산행’ 1000만 등 흥행작 속출

(사진=탐앤탐스 제공)
[이데일리 김태현 기자] 밤에도 30도가 넘는 열대야가 계속되면서 카페 혹은 극장에서 시간을 보내는 이른바 ‘올빼미 실내 피서족’이 늘고 있다. 전기료 걱정에 에어컨은 켜기 두렵고 그렇다고 집에 있자니 찜통 같은 집안 공기가 답답한 이들이 도심의 카페와 극장, 쇼핑몰로 몰려들고 있다.

더위를 식히러 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늦은 밤까지 이어지자 카페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이들을 위한 특별 메뉴를 선보이며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기도 했다.

10일 탐앤탐스커피에 따르면 장마 직후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최근 한 달간(7월 8일~8월 7일) 24시간 매장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6시) 매출은 전월대비 약 15%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새벽 1~2시 매출은 같은 기간 약 22% 급증했다.

국내에서 처음 24시간 매장을 선보인 탐앤탐스는 카페 프랜차이즈 중 가장 많은 24시간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451개 탐앤탐스 매장 중 108개 매장이 24시간 손님을 맞고 있다.

50여 개 24시간 매장을 운영 중인 할리스커피도 최근 심야시간(오후 9시~오전 3시) 매출이 크게 늘었다. 할리스커피는 최근 한 달간 심야시간 매출이 전월대비 11% 증가했다고 밝혔다.

탐앤탐스 관계자는 “최근 장마 직후 폭염이 계속되면서 무더위와 열대야로 지친 소비자들이 밤낮으로 매장을 찾고 있다”며 “더위에 멀리 떠나기도 부담스러워지면서 가까운 도심 속 피서지인 카페에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페 프랜차이즈들은 늘어나는 카페 피서족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영업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심야시간 소비자들이 장시간 편안하게 앉아있을 수 있도록 소파 형태 의자를 더 많이 배치하는가 하면 노트북이나 휴대폰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충전 콘센트를 늘린 곳도 있다.

메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야식과 여름 메뉴를 강화해 매출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할리스커피는 야식으로도 즐길 수 있는 ‘치킨리조또’와 ‘맥앤치즈’, ‘펜네그라탕’, ‘라자냐’ 등 저녁 메뉴를 판매하고 있다. 탐앤탐스는 식사대용으로 먹을 수 있는 ‘양송이 수프’와 ‘프렌치 어니언 수프’ 등을 출시한 데 이어 여름을 겨냥한 빙수 4종까지 선보였다.

신촌에서 24시간 카페를 운영 중인 김재휘 씨는 “이전 같으면 주말만 되면 취객들로 가득 찼지만 최근에는 학생들이나 가족들까지 심야시간에 카페를 찾는 사람들이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극장에도 사람이 몰리고 있다. 하루 1만원이면 2~3시간 더위를 잊고 쾌적한 환경에서 영화를 감상하며 재미까지 얻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기록적인 폭염은 전반적인 영화 흥행에도 호재가 되고 있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달 29일부터 9일까지 열흘 남짓 극장을 찾은 관객수는 165만 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 넘게 관객수가 늘어난 수치다.

지난달 말 개봉한 영화 ‘부산행’은 여름 휴가철과 몰아친 무더위와 맞물려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할리우드 스타 리암 니슨과 이정재가 출연하는 ‘인천상륙작전’은 500만 관객을, 손예진 주연의 ‘덕혜옹주’는 개봉 첫 주말 200만을 돌파하는 등 개봉작마다 흥행 돌풍을 이어가고 있다.

멀티플렉스 측은 특히 심야 관객 수가 평소보다 10% 넘게 늘어난 점이 올여름 관객수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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