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신약 최다 배출' 동아에스티, '종합 R&D 제약사' 본궤도

천승현 기자I 2015.11.09 02:55:00

자체개발 신약 5개 확보..국내제약사중 '최다'
대다수 신약 상업적 성공..해외 성과 가시화
"10년내 글로벌 시장 연간 1조원 가치 신약 개발"

동아에스티 R&D센터 전경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동아에스티가 국내 업체 중 가장 많은 신약을 배출하며 ‘왕년의 맏형’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신약 제품들이 상업적으로도 성공한데다 천연물신약부터 차세대 항생제까지 다양한 신약을 확보하며 ‘종합 연구개발(R&D) 제약사’ 위상을 갖췄다는 평가도 받는다.

◇자체개발 신약 5개 확보..국내제약사중 ‘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동아에스티(170900)는 지난달 당뇨치료제 ‘슈가논’을 국산신약 26호로 허가받았다. 슈가논은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 ‘DPP-4 억제계열’ 약물이다. 현재 국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당뇨치료제다. 이로써 동아에스티는 천연물신약 2개를 포함해 국내 제약사 중 가장 많은 5개의 신약을 내놓았다.

동아에스티 연구원
동아에스티 측은 “지난 20여년간 지속적인 R&D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고 평가했다. 동아에스티는 지난 1990년대 초 강신호 회장이 ‘우리 회사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다’라고 선언하면서 본격적으로 신약 개발에 뛰어들었다. 동아에스티는 신약개발 관련 인프라, 기반기술, 인력 등을 확충하면서 신약개발의 기반을 갖췄다.

동아에스티는 국내 시장 트렌드와 자체 R&D 역량을 고려한 중장기 신약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신약 개발 초창기에는 소화기 및 비뇨기계 질환에 대한 신약 개발 연구에 집중한 결과 2002년 위염치료제 ‘스티렌’, 2005년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 2011년 기능성소화불량치료제 ‘모티리톤’을 개발했다.

이후 연구 영역을 항생제와 대사 내분비계로 확대하고 글로벌 R&D를 본격 추진했고 수퍼 박테리아 항생제 ‘테디졸리드’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2007년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현재 미국 머크)에 기술 수출돼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품국(FDA)로부터 신약 허가를 받고 ‘시벡스트로’라는 제품명으로 판매 중이다. 시벡스트로는 지난 4월 국내 허가를 받으면서 국내보다 해외에 먼저 발매된 첫 국산신약으로 기록됐다.

동아에스티의 신약 성과에는 효자 제품 ‘박카스’의 역할이 컸다. 동아에스티는 옛 동아제약 시절에 박카스 매출이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로 일반의약품 의존도가 높았다. 하지만 ‘박카스’라는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토대로 신약 연구에 매진한 결과 연이어 신약 개발에 성공했다. 박카스는 지난 1963년 발매 이후 지난해까지 약 183억병이나 팔리며 신약개발의 밑거름이 됐다.

◇동아에스티 신약 상업적 성공..해외 성과 가시화

동아에스티의 신약들은 대다수 국산신약에 비해 상업적으로 성공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스티렌은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이 7000억원을 넘어서며 국산신약 중 가장 많이 팔렸다. 자이데나는 꾸준히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며 누적 매출이 1000억원을 돌파했다. 모티리톤도 지난해 217억원의 매출로 간판 제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동아에스티 신약 매출 현황
해외 성과도 점차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자이데나는 미국에서 신약 허가 신청을 완료해 발매를 앞두고 있고, 일본에서는 전립선비대증 치료제 사용을 목표로 임상시험 중이다. 러시아,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 브라질 등 5개국에서 이미 발매된 상태다.

시벡스트로는 피부 감염증치료제로 미국에서 판매 중이며 슈가논은 중국, 브라질, 인도 등 24개국에 이미 기술 수출됐다.

바이오 의약품 분야에서도 연구 성과를 거두고 있다. 동아에스티는 소아왜소증치료제 ‘그로트로핀’, 빈혈치료제 ‘에포론’ 등 바이오의약품을 개발해 국내에서 판매 중이며 올해에는 차세대 바이오 제품인 호중구 감소증치료제 ‘듀라스틴’을 발매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각광받는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분야에도 뛰어들었다. 현재 2세대 빈혈치료제 ‘아라네스프’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동아에스티 측은 성실 실패를 허용하는 조직문화가 성공적인 신약 개발의 큰 배경이라고 평가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는 우수한 신약개발’이라는 강신호 회장의 확고한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성과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신약 개발은 성공 확률이 0.02%로 성공률이 매우 낮기때문에 실패를 인정하지 않으면 R&D부서가 신약개발에 도전하기 어렵다”면서 “동아에스티 조직 문화는 최선을 다한 성실과 실패를 어느 정도 허용하고 있어 R&D부서에서 과감하게 새로운 신약개발에 도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수 연구인력들이 다수 포진했다는 점도 동아에스티의 신약 개발의 원동력이다. 동아에스티 R&D 인력은 220여명으로 이들 중 상당수가 10년 이상 신약 연구 경험을 갖춘 우수 인재들이다.

◇“10년내 글로벌 시장 연간 1조원 가치 신약 개발”

동아에스티는 향후 10년 내 글로벌 시장에서 연간 1조원의 가치를 창출하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연구 착수 단계부터 글로벌 미충족 수요가 있는 분야를 선택, 글로벌 시장 중심의 R&D를 추구할 계획이다. 글로벌 R&D 전진기지 역할을 하는 해외 R&D 거점도 구축한다. 2016년 미국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중국, 유럽에 R&D 거점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동아에스티는 연구 인력과 연구비 투자 규모가 다국적 기업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한계를 세계 도처에 있는 우수한 연구기관과의 연구 협력 시스템을 통해 보완할 계획이다. 실제로 동아에스티 연구소는 기초 연구가 강한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 메이지를 비롯한 일본 제약사들, 미국 보스턴 지역의 바이오제약 기업 연구자들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동아에스티 관계자는 “글로벌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시시각각 변하는 글로벌 시장 트렌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글로벌 수준의 R&D를 수행하기 위해 내년 미국에 자체 R&D 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선진 바이오 제약 클러스터 내 동아에스티 연구소를 구축할 계획이다”고 포부를 밝혔다.

동아에스티 연구소 연혁 및 성과


▶ 관련기사 ◀
☞'실적 개선' 동아에스티, '스티렌 리스크' 벗어나나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