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델의 LBO 매각`이 주는 힌트

이정훈 기자I 2013.02.06 06:25:18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급락세를 보이며 순식간에 냉각됐던 뉴욕증시의 분위기가 하루만에 호전됐다. 지수는 불과 24시간이 지나 전날 하락폭을 거의 대부분 만회했다.

경제지표가 좋았고 기업 실적도 양호했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급반등세에 다소 고개를 갸웃거리고 있다.

엘리엇 스파 스티플 니콜러스 스트래티지스트는 “주식 매수자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모양새”라며 “사실 이날 지수 급등세는 전날 급락세를 감안하면 설명이 잘 안되는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오늘 랠리는 어제 매도세에 비하면 그 정도까지 강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퀸시 크로스비 푸르덴셜파이낸셜 스트래티지스트도 “전날 큰 폭 조정은 유로존 위기가 여전히 끝나지 않았다는 점을 일깨워준 것이었고, 시장은 여전히 미국의 재정지출 자동 삭감조치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이는 충분히 시장 가격에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기술적으로 시장이 다소 과매수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랠리가 좀더 지속될 수 있겠지만, 건강한 조정은 오히려 대부분 참가자들은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날 세계 3위 PC업체인 델의 매각 합의가 시장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유는, 돈을 빌려(차입) 기업을 사들이는 차입매수(LBO) 방식을 사용했다는 점을 들고 있다. 244억달러는 이번 딜의 규모는 금융위기 이후 LBO로는 최대 규모다. 적은 비용으로 차입하거나 채권을 발행해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증시의 매력이 그 만큼 높다는 방증일 수 있다는 얘기다.

잭 에이블린 BMO프라이빗뱅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뉴욕증시에서 자사주 취득과 차입매수(LBO)는 늘어나고 있다”며 “이는 기업들과 사모펀드들이 저금리에 값싼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현 상황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주요 상장 기업들의 현금흐름 수익률이 정크본드 금리보다 훨씬 더 유리하다”며 “실제 주식과 채권 사이의 밸류에이션 갭이 확대된 만큼 이같은 추세는 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롭 모건 펄크럼증권 스트래티지스트도 “마이클 델 창업주처럼 기업 내부자들이 회사 주식을 산다는 것은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라며 “전날처럼 지수가 큰 조정을 보일 때는 주식시장에 신규 자금을 투입하기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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