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의 잇따른 헛발질로 중국발 코로나 봉쇄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 중국에서 입국한 40대 중국인이 지난 3일 공항에서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뒤 격리시설인 호텔에서 통제가 허술한 틈을 타 도주했다. 사건 발생 이틀만인 어제 결국 서울의 한 호텔에서 경찰에 검거됐지만 그동안 택시를 타고 인천에서 서울까지 이동한 것으로 드러나 해당 택시기사는 물론 접촉 시민들의 감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앞서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질병관리청의 입국자 관리시스템에 오류가 생기면서 90일 이상 중국인 장기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각 지자체의 유전자증폭(PCR) 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중국발 코로나 유입 차단에 미온적이었던 문재인정부와 달리 윤석열정부는 선제적 대처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일부터 중국인 관광객 등에 대한 단기비자 발급을 제한하고, 입국 후 PCR 검사를 의무화하는 등 발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방역 현장에선 정부의 공언을 허언으로 만드는 연이은 실책으로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중국발 확진자 유입은 국내 코로나 재유행의 가장 큰 변수다. 중국 정부가 지난달 7일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급선회한 후 역내 확진자가 8억 명에 육박한다는 현지보도가 나왔다. 기존 백신으로는 치유하기 어려운 변이도 적잖이 발견되고 있다. 실제 정부가 중국인 입국자에 대한 코로나 검사를 의무화한 2일부터 사흘간 단기체류자를 대상으로 한 PCR검사 양성률이 26%를 넘는 등 중국발 코로나 확산세는 심상치 않은 상태다.
8일부터 중국의 해외여행 규제가 풀리면 춘제 연휴가 시작되는 22일 즈음엔 중국발 코로나는 우리나라를 포함, 전세계로 재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강력한 면역 회피력을 가진 오미크론 하위 변이 바이러스(XBB.1.5)가 미국에서 급속히 확산하면서 국내까지 감염이 확인됐다. 감염병과의 전쟁에선 속도 뿐 아니라 세밀하고 촘촘한 대책이 중요한 법이다. 개미구멍이 둑을 무너뜨릴 수 있듯 조그만 실수도 용납할 수 없는 방역 전환기, 문 정부의 초기 방역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 한치의 물샐틈 없는 대처로 중국발 확산세를 차단하는데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