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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월 305만원 필요하다는데....연금 준비하셨나요

전선형 기자I 2022.04.25 05:00:00

1인당 평균 연금액 55만원, 생계비 턱없이 모자라
연금저축은 노후 필수템...연금 물론 세재 혜택
신탁 수익률 마이너스...장단점 따져 갈아타야

[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퇴직하면 뭐 먹고 살지…”

직장인 김은택 씨는 지난해 아이가 태어나고 난 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아이가 대학생이 되면 나이가 60세가 되서다. 그 때까지 직장을 다닐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는데 그나마 노후 대책이라고 믿었던 국민연금마저 ‘고갈’ 위기라는 기사까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은퇴 시기도 빨라졌는데 국민연금이 저렇게 불안하니 노후준비는 커녕 생활비를 어떻게 충당할지부터 막막하다”며 “개인연금 납입금액을 늘리거나 투자라도 해서 노후 자금을 만들어야 하나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고갈 위기에 놓였다. 고령화로 인해 연금 수급자는 늘었지만 반대로 출산율 저하로 경제활동인구는 줄면서 재정이 악화하고 있어서다.

한때 국민연금만으로도 노후를 여유있게 보낼 수 있는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이 지속한다고 했을 때 1990년대생들은 국민연금을 한 푼도 못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한다. 개인연금 준비가 필요한 이유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내 노후 내가 챙긴다”...MZ세대 연금저축 가입 급증

통계청의 ‘2021년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퇴 후 가구주와 배우자의 월평균 적정생활비는 305만원이다. 반면 국민연금 1인당 월평균(지난해 5월 기준)은 55만원 수준이다. 물론 ‘가구’와 ‘1인당’으로 기준이 다르지만 4인 가구라고 가정하더라도 국민연금만으로는 적정생활비를 채우지 못하는 것은 명백하다.

노후 대비에 대한 불안이 커지면서 ‘찬밥신세’였던 연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40대 전에 조기 은퇴하려는 이른바 ‘파이어족’(FIRE·조기은퇴 계획자)까지 등장하면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연금 가입이 늘어나고 있다. 그 중 쉽게 가입하고 혜택이 많은 ‘필수템’인 연금저축에 MZ세대가 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대의 연금저축 가입이 2020년 36만7000명에서 2021년 62만3000명으로 70%나 증가했다. 30대도 같은 기간 102만3000명에서 124만4000명으로 21.9% 증가했다. 40대(10.3%), 50대(9.5%), 60대(12.6%) 증가분과 비교하면 괄목할 만한 수치다.

20~30대의 연금저축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전체 신규 계약 건수도 1년 전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연금저축 전체 적립금은 160조1000억원으로 전년대비 7조 6000억원 늘었다.

연금저축은 세액공제 혜택을 가지고 있는 대표적인 노후대비 금융상품이다.

연 400만원·월 34만원을 넣으면 최고 16.5%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다만 종합소득이 1억원을 초과하면 300만원까지, 그 이하는 400만원까지만 인정된다. 세액공제율도 종합소득 기준으로 4000만원을 넘으면 13.2%, 넘지 않으면 16.5%의 세액공제율이 적용된다. 가입 대상이나 연령 제한이 없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납입 기간은 5년 이상 납입 한도는 연 1800만원이다. 만 55세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 수익률은 펀드가 최고...보험·신탁은 원금보장

연금저축은 은행권의 신탁(2018년 이후 판매 중단), 보험사의 연금저축보험, 증권사의 연금저축펀드 등 세 가지 상품으로 나뉜다. 현재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은 보험사와 증권사를 통한 두 가지 상품뿐이다.

수익률만 따지면 펀드가 좋다. 연금저축펀드의 지난해 수익률은 13.45%다. 수익률이 높은 만큼 위험도 크다. 주식시장이 불안했던 2018년 연금저축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13.86%를 기록했다.

연금저축보험은 수익률이 1%대에 불과하다. 생명보험사 연금저축 수익률은 지난해 1.83%, 손해보험사 상품은 1.63%를 기록했다.

적립금 규모가 13조원이 넘는 삼성생명의 수익률도 고작 2.02%에 불과하다. 다만 보험사에서 팔고 있는 연금저축상품은 안정성이 높다. 수익률은 낮지만, 원금보장이 되고 특약을 통해 질병, 상해 위험까지 보장받을 수 있으며 사망할 때까지 종신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다.

신탁의 경우 지난해 마이너스 0.0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금보장을 위해 안전자산에만 투자한 탓에 수익률이 낮아졌다.

주요 시중은행 중 신탁 수익률 꼴찌를 낸 곳은 NH농협은행이며, 수익률은 -0.53%였다. 뒤를 이어 하나은행이 -0.06%, 신한은행은-0.04%, 우리은행은 0.01%, 국민은행은 0.32%다. 초저금리 시절 예·적금보다도 낮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갈아타기 활용해 수익률 회복하자

수익률이 낮다고 해서 실망할 필요는 없다. 연금저축은 ‘갈아타기’ 제도가 있기 때문에 원하는 상품으로 자금을 이동하면 된다. 계좌 이전 신청은 기존 금융회사 방문 없이 이전받는 금융회사에만 1회 신청하면 된다. 갈아타기 전 자신의 투자 성향을 파악하는 것도 필수다.

근로자라면 개인형퇴직연금(IRP) 가입을 추가로 고려해도 좋다. IRP는 근로자가 퇴직 시 퇴직급여를 이전받거나, 연말 세액공제 목적으로 자비 납입하는 퇴직연금 계좌다. IRP에 가입하면 연금저축과 개인형IRP를 합해 연간 70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가능하다. 다만, 총급여액이 1억2000만원(종합소득 1억원) 이하인 50세 이상 가입자에 세액공제한도를 올해까지 900만원(IRP합산)으로 확대해줬다. 다만 IRP의 경우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혜택을 받았던 퇴직소득세 등을 일시에 납부해야 하는 등 불이익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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