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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알자"..팔 걷어 붙인 조용병 회장

유현욱 기자I 2018.07.18 05:00:00

'조선자본…' 저자 초청 토론회
남북경협 협의체 신설·연구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사진=신한금융)
[이데일리 유현욱 기자] 조용병(사진) 회장 등 신한금융지주 최고경영진이 최근 업무시간을 쪼개 북한의 정치·경제·사회를 조망하는 입문서를 탐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주회사 내 남북 경제협력과 관련한 조직을 정비하고 본격적인 연구에 들어간다. 금융권은 북한 열공모드 중인 신한금융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신한금융은 18일 조 회장이 주재하는 월례 독서토론회에 이달의 도서로 ‘조선자본주의공화국’을 선정했다. 지난해 4월 조 회장이 독서토론회를 꾸린 이래 북한 관련 서적이 선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책은 다니엘 튜더 이코노미스트 전(前) 한국 특파원과 제임스 피어슨 로이터 하노이 지국장(전 한국 특파원)이 지난 2015년 영어로 먼저 출간한 지 2년 만인 지난해 한국어로 번역출간됐다.

두 저자는 지난 2017년 7월 한국어판 서문에서 “미국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각각 새로 취임하며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 대응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고 예견했었다. 이들이 감지한 대로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남북단일팀 구성을 시작으로 지난 4월 남북정상회담, 지난달 북미정상회담 등이 성사되기도 했다.

총 7장으로 구성된 이 책에는 “단기 혹은 중기적으로 볼 때 북한에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큰 시나리오는 현 정권 지배하에서의 점진적인 국가 개방”이라며 “북한 내부에서 자생적으로 커가는 장마당이 뜻밖의 체제를 흔드는 벙커버스터가 될지도 모른다”고 기술돼 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그룹경영회의를 겸해 진행되는 독서토론회에는 조 회장을 필두로 위성호 신한은행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이병찬 신한생명 사장 등 신한금융 최고경영진이 참석한다. 특히 다가오는 토론회에는 저자인 튜더 전 특파원을 초청해 발제를 맡겼다.

튜더 전 특파원은 1시간 동안 출간 이후 전격적으로 이뤄진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변화상을 토대로 주제 발표를 하고 참석한 최고경영자(CEO)들과 질의응답을 주고받을 예정이다. 이들은 토론 결과를 임직원들과 공유하고 앞으로 경협을 대비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활용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일찌감치 조직을 정비하고 북한시장 동향과 신규사업 진출 가능성을 점쳐보기 위해 관련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 5월 말 그룹경영회의에서 ‘향후 남북경협 전략’을 안건으로 긴급 상정하고 지난달 초 그룹 차원의 남북경협 관련 협의체 구성을 마쳤다.

우영웅 신한금융 부사장을 중심으로 지주,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 등의 전략담당 부서장이 협의체에 참여한다. 또 신한금융의 싱크탱크인 미래전략연구소에 ‘북한 경제현황과 남북 경제 협력 방향성’에 대한 연구를 의뢰했다.

신한은행 역시 이달 초 조직개편을 통해 전략기획부 산하에 ‘남북경협 랩(Lab)’을 신설했다. 신한카드는 내달 월례 영업전략 회의에서 남북경협 가시화에 따른 대응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신한생명은 보험업 특성을 고려해 지주회사와 신한은행과 협업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한편 공부하는 신한금융의 상징이 된 독서토론회에서는 1년여간 ‘1등의 습관’ ‘팀 오브 팀스’ ‘축적의 길’ ‘토이리즘’ ‘넛지’ 등 10여권이 다뤄졌다. 미래전략연구소나 기업문화팀이 추천한 복수의 책 가운데 조 회장이 직접 읽고 엄선한 책들이다. 조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을 읽는 ‘문사철(文史哲) 600 실천’ 등을 권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독서광(狂)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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