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여성 모임의 주장은 타당하면서도 거침이 없다. “위안부 피해자들은 고령이기 때문에 영원히 사죄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가 그러하다. “아베 총리가 방한 기간에 위안부 피해자들을 직접 대면할 용기를 내도록 지원하는 것이 우리 일본 시민들이 할 일”이라는 역할론도 마찬가지다. 이제 관심은 아베 총리가 “민간의 목소리를 받아들여 해결책을 마련하고, 양국 정부의 합의를 만들어 달라”는 이들의 요구를 과연 수용할 것인가에 쏠린다.
하지만 아베 총리의 행적에 비춰볼 때 전망은 회의적이다. 아베 총리는 양식 있는 일본 시민들은 물론이고 미국, 유럽 등 전 세계 지성들의 사죄 요구를 일관되게 외면해 왔다.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담화의 수정을 요구하는 인사를 이달 초 개각에서 문부과학상에 등용하는 등 오히려 강공 일변도로 나갈 뿐이다.
위안부 출신 할머니 47명의 평균 연령이 이미 90세이므로 문제 해결 시한은 기껏해야 10년도 안 남았다. 아베 총리는 확실히 깨달아야 한다. 더 이상 ‘황금시간’을 놓친다면 역사의 죄인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