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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인구 대국' 인도에 민감한 중국

김겨레 기자I 2023.04.28 00:02:00

中관영지 "서방, 中·인도 차이 과장"
"''인구 수=경제성장'' 아냐…인재가 중요"
中, 저출산·고령화에 성장 동력 약화 우려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인도가 중국을 제치고 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로 올라서면서 전 세계에 이를 비교하는 기사들이 쏟아지자 중국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고령화 단계에 들어선 중국이 젊은 인구 구조를 가진 인도에 경제 대국 자리를 빼앗길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독일 주간지 슈피겔에 실린 중국과 인도 인구에 대한 만평. (사진=트위터)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GT)는 26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일부 서구 세력이 중국과 인도를 비교하면서 지속적으로 보여 준 악의적 의도를 품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차이를 과장해 두 나라 사이에 새로운 분쟁을 일으키려는 시도”라며 전날 독일 주간지 슈피겐에 실린 만평을 비판했다. 해당 만평은 지붕 위까지 사람들이 빼곡히 올라타 있는 인도 기차가 중국의 현대적인 고속 열차를 제치고 앞서 가는 모습으로 묘사했다. 상대적으로 높은 발전 수준을 이뤘음에도 역동성을 잃어가는 중국 경제와 경제 발전은 뒤졌지만 다수의 생산가능인구를 바탕으로 잠재력을 가진 인도 경제를 비교한 것으로 파악된다. 인도의 전망을 상대적으로 밝게 묘사한 이 만평을 두고 중국이 불편한 심사를 밝힌 것이다. 인도도 이 만평이 불편하긴 마찬가지다. 인도 공보방송부 수석 고문인 칸찬 굽타는 트위터에서 “이것(만화)은 너무 충격적으로 인종차별적이다. 슈피겔이 이런 식으로 인도를 묘사하는 것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만화를 그린) 목적은 인도를 깎아내리고 중국에 알랑거리려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최근 인도 인구가 중국을 넘어섰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온 뒤로 중국 관영지는 단순 인구 수와 경제 발전은 큰 관련이 없다는 취지의 내용을 수차례 전했다.

신화통신은 이날 인구배당효과 보다 중요한 것은 ‘인재 배당’이라면서, 중국은 고등 교육을 받은 노동력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구배당효과란 생산가능인구 비율이 높아져 부양률이 감소하고 경제 성장이 촉진되는 효과를 말한다.

인도가 젊은 인구구조로 인구배당효과를 누려 높은 경제성장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잇따르자 중국이 ‘중요한 것은 양보다 질’이라고 반박한 것이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9일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내놨다. 중국 관영 CCTV도 지난 20일 인구 수와 발전 성과를 단순히 동일시해선 안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인도와의 인구 비교에 민감한 것은 저출산·고령화로 경제 발전 동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중진국 상태에서 고령 사회를 맞아 재정과 사회보장체계가 안정되기 전에 부양 부담이 빠르게 늘어날 것이란 우려다.

중국은 2021년 65세 인구 비중이 14%가 넘는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당시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500달러(한화 약 1674만원)였다. 각국이 고령사회에 진입할 당시 1인당 국민소득을 비교하면 일본(1995년·4만4000달러·한화 약 5900만원), 미국(2015년·5만7000달러·한화 약 7600만원), 한국(2017년·3만2000달러·한화 약 4286만원)에 비해 부자가 되기도 전에 늙어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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