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긍정적인 변수도 나타나고 있다. 고공 행진 중인 원·달러 환율이 하반기 정점을 찍고 제자리를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코스피가 이미 기업의 2분기 어닝쇼크를 선반영한 상황이라 추가 하락보다는 상승에 무게를 두는 이들이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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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1% 내린 2332.64에 장을 마쳤다.
월별로 보면 6월에만 13.15% 하락했다. 올 상반기 가장 큰 하락폭이다. 거래량도 120억주로 올해 거래량이 가장 많았던 4월(220억주)과 비교해 절반 가까이 줄었다. 거래대금은 177조원으로 최근 6개월 중 가장 적었다. 주가 하락에 거래 자체가 줄어든 것이다.
송주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관리를 위해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금리 인상을 단행하고 향후에도 빠른 속도의 긴축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확대되자 경기침체 가능성 부각에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상황에 증권사들도 2분기 전망이 밝지 않다. 지난 1분기 증권사 순이익 평균 약 30% 급감한 데 이어 2분기에도 32.3%(에프앤가이드 미래에셋증권(006800)·한국금융지주(071050)·NH투자증권(005940)·삼성증권(016360)·메리츠증권(008560)·키움증권(039490)·다올투자증권·대신증권(003540) 컨센서스 취합 ) 내린 1조3244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은경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과거대비 높아진 ROE(자기자본이익률), 브로커리지 중심에서 투자은행으로의 전환 등 이익의 질과 양이 모두 개선됐음에도 안타까운 결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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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분위기 전환이 필요하지만, 주가전망은 이달과 크게 다르지 않다. 7월 코스피 밴드를 제시한 5개 증권사는 하단을 2200으로, 상단을 2550으로 제시했다. 6월 상황보다 더 나빠지거나 조금 더 개선된 수준으로 전망한 것이다.
7월 변수도 6월과 다르지 않다. 오는 13일에는 미국 6월 소비자물가지수 발표가 예정됐다. 27일에 열리는 미 FOMC의 추가 자이언트스텝(75bp 금리 인상)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발표 시즌도 곧 시작된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과열된 경제심리가 냉정을 되찾아 강력한 수요활동이 통제되기 시작한다면, 하반기 인플레이션 리스크 수위가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물론 통화정책 기조가 또다시 완화 기조로 바뀔 수 없겠지만, 지금까지의 긴축기조가 완화되는 것만으로도 일부 위험자산의 가격을 재평가하려는 시도는 충분히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승현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장도 “주가수익률(PER) 조정이 충분한 수준이고, 사실상 더 이상의 하락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결국 이익이 급락하거나 주가가 반등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익은 조정이 있어도 그 폭은 완만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주가의 리바운딩 시기가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가장 큰 변수로 환율이 꼽히고 있다. 김승현 센터장은 “국내에서 외국인은 철저하게 환율 변화에 근거한 매매패턴을 보였다”며 “코로나19 이후 외국인이 국내에서만 무려 70조원을 순매도하고 있다. 역으로 낮아진 부담을 생각하면 환율 변화에 따른 외국인의 반응이 이전보다 강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때 같으면 2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가 하향 축소되고 있어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 240개(컨센서스 추정기관 3개 이상 기업) 기업의 연간 영업이익 컨센서스 합계는 이날 기준 56조2657억원으로 한 달 전(56조6482억원)보다 약 3825억원이 줄었다.
이런 상황을 투자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업종을 고른다면 시장보다 양호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IT하드웨어, 건강관리 업종이 해당된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