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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원자력협정으로 방사성원소 자체생산..산업 활성화 기대"

이승현 기자I 2015.05.06 00:28:57

이명철 방사선진흥협회장 "방사성원소 안정적 생산은 국민보건 위해 필요"
"방사선분야 담당 전담기구 없어..합리적 규제정책 필요"

[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협상 타결은 국내 방사선산업 활성화의 좋은 계기가 될 것입니다”

국내 핵의학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이명철(66) 한국방사선진흥협회장(국군수도병원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시내 한 호텔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명철 한국방사선진흥협회장. 이승현 기자
방사선업계는 협상개정으로 방사성동위원소인 ‘몰리브덴-99’(Mo-99)를 국내 연구용원자로에서 미국산 우라늄을 이용해 더 이상 미국 동의없이 자율생산할 수 있는 점에 가장 큰 의의를 둔다.

몰리브덴-99는 가장 많이 쓰이는 암 진단용 방사성동위원소(RI)인 ‘테크테늄’(Tc-99m)을 만들 수 있는 모(母)핵종이다. 이 원소는 현재 캐나다와 네덜란드,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에서 전량 수입에 의존한다.

이 회장은 “2009년 캐나다의 연구용원자로 가동중단 때 몰리브덴 가격이 폭등하는 등 국내수급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 연구용원자로 구축을 통한 RI의 안정적 생산과 공급은 국민보건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부산 기장군의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에 2018년 완공을 목표로 RI 생산전용 연구용원자로(수출형 연구용원자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원자로 설계인가도 받았다.

이 원자로 목적은 의학용 및 산업용 RI를 국내에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하는 것. 그는 “2020년 이후 치열한 공급경쟁이 예상되는만큼 2018이나 2019년에는 공급을 시작해 글로벌 시장에 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회장은 정부의 원자력비발전(방사선 산업) 분야 육성책에 대해선 “예산과 인력이 잘 보이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특히 “국내 원자력은 발전중심이다 보니 비발전을 담당하는 정부 기구가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의학과 보안검색 등에 방사선기술 사용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장비와 기구산업도 커질 전망이다. 그는 “방사선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일으킬 수 있는 정부 예산과 조직(콘트롤타워)이 필요하다”며 “협회 역시 현재 사단법인 체제가 아니라 ‘진흥원’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절대 다수의 방사선 기업이 영세해 정부 규제에 대한 대응역량이 부족한 만큼 합리적인 안전규제 정책이 필요하다고 의결을 피력했다.

이 회장은 30년 넘게 서울대 의대 핵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2~2006년에는 세계핵의학회 회장을 맡았다. 2012년 가천의대 길병원 병원장에 이어 작년에는 민간인으론 처음으로 국군수도병원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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