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긴축 공포에 세계 주요국 증시가 크게 출렁이고 있다.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나스닥 지수가 그제(현지 시간) 장중 5% 가까이 폭락했다가 막판에 다시 폭등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보였다. 유럽은 미국발 긴축 공포에다 우크라이나 전쟁 위기까지 겹쳐 독일(3.8%) 프랑스(3.97%) 이탈리아(4.02%) 증시가 폭락 장세를 보였으며 영국도 2.63% 하락했다.
세계 주요국 증시가 이처럼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긴축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이다. 미 연준은 25~26일(현지 시간)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통화정책 정상화 방안을 논의한다. 이와 관련해 월가에는 오는 3월부터 연내 5~6회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금리보다 더 강력한 긴축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미 연준은 지난 5일(현지시간) 공개한 FOMC 의사록에서 중앙은행 보유자산을 축소하는 ‘양적 긴축’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미 연준의 이 같은 초긴축 전환은 물가 폭등을 제어하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로 39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내 금융시장도 미국발 긴축 공포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제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1.49% 하락하며 2020년 12월 23일 이후 13개월 만에 지수 2800선이 무너진데 이어 어제 오후 한때 2700선 붕괴 직전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외환시장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원·달러 환율이 그제 달러당 1196원을 넘어서며 1200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주가와 원화값 동반 하락은 자본 유출과 버블 붕괴 우려를 낳고 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린 지난 2년간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을 배경으로 부풀려진 거품은 꺼질 때가 됐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품이 일시에 붕괴하지 않고 서서히 꺼지도록 유도함으로써 충격을 최소화하는 일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긴축 국면에서 안정적 성장을 저해하지 않도록 정책 협조를 강화해야 한다. 가계와 기업도 각각 대출금 상환과 유동성 확보 등 대비를 게을리해서는 안된다. 그러나 과도한 공포는 금물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